2년 전 자동차 차체부품회사 ㈜호원에 입사해 부품조립공정 업무를 하던 A(51)씨는 같은 해 아들이 다른 회사에서 호원으로 이직하며 같은 조에 근무하게 됐다. 회사가 운전면허가 없는 A씨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아들과 같은 조에 배치해 줬다. 그런데 이달 중순 사측 관리자에게서 갑작스레 회사 규칙상 가족이 같은 조에서 근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관리자는 노조탈퇴를 언급하기도 했단다. A씨는 “노조를 탈퇴하면 계속 같은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14일부터 현재 근무 중인 광주 광산구 호원공장이 아닌 소촌공장으로 출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A씨는 “가본 적도 없는 공장으로 가라고 하니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지회장 김영옥)는 17일 “A씨를 포함해 지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사측이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회는 지난 16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진정서를 냈다.

호원지회와 사측의 갈등은 올해 1월5일 지회 설립 다음 날인 1월6일 또다른 노조인 호원노조가 설립되며 시작됐다. 지회는 특근·잔업을 하지 않으면 저임금에 시달려야 하는 임금구조와 노동자에게 상시적으로 행해진 막말 등을 지적하며 처우와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1월부터 회사 관리자가 지속적으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지회 탈퇴를 회유하거나 압박해 오고 있다는 게 지회 주장이다.

지회 간부에 대한 징계도 이어졌다. 김영옥 지회장은 사내 집회를 주도해 업무를 방해한 이유 등으로 9월 해고됐다. 다른 간부 2명도 정직 1개월, 3개월 징계처분을 받았다.

지회는 7월 초부터 호원공장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금지와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노조활동 보장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다 단식 26일째인 이달 14일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지회 간부들은 11일부터 릴레이 단식농성 중이다.

지회는 지난달 초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김 지회장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매일노동뉴스>는 호원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메모를 남겼지만 담당자 부재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어고은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