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베어링 같은 산업용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신일정밀이 노조간부에게 내린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강원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정직·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17일 금속노조 신일정밀지회에 따르면 강원지노위는 지난 16일 지회가 신일정밀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정직·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지회는 회사가 지회 사무장 A씨에게 내린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이 부당하고 조직형태변경 이후 노조를 탄압하려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난 10월22일 강원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했다.

신일정밀은 지난 9월7일 A씨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A씨가 지난 7월 구내식당에서 생산관리이사 배에 손을 올리고 “많이 드셨네요”라고 한 것과 본관 계단에서 부축하는 시늉을 하며 바지 허리띠를 잡은 행위가 취업규칙 72조 ‘폭행 등을 한 경우’ ‘사내외 질서·미풍양속을 해치거나 풍기를 문란시킨 경우’ ‘비행 내지 복무규율 위반 등으로 징계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회는 “친밀감에 기초해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정도의 자연스러운 행위를 한 것일 뿐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계처분 시점이 단체교섭이 재개됐던 시기로, 노측 교섭위원인 사무장에 대한 징계처분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 6월29일 임시총회에서 기업별노조인 신일정밀노조에서 산별노조 지회로 조직형태변경을 한 뒤 조합원 전환배치 같은 노조활동 방해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A씨의 경우 2공장 ‘로링부서’에서 20년간 링 절단업무를 하다 갑작스레 7월1일자로 ‘드릴부서’로 전보됐다.

박준성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신일정밀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간부 징계처분에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됐다”며 “이후 발생한 노조활동 방해도 단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일정밀 관계자는 강원지노위 판정에 대한 입장과 재심신청 여부에 대해 묻자 “답변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어고은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