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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폐업 결국 “안전비용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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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4-29 09:18 

인천공항공사가 자기부상철도를 폐업하고 궤도열차로 전환하는 목적이 결국 ‘안전비용 줄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궤도열차는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이 아닌 궤도운송법 적용을 받게 되는데 이 경우 3년 주기의 중정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부상철도 사업 폐지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이날 인천시민 1천516명의 자기부상철도 사업 폐지 반대 서명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시민·노조와 한마디 상의 없이 폐업 결정”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2016년 개통했다. 열차는 인천 중구 용유역부터 인천공항 1터미널까지 무료로 운행된다. 코로나19로 승객이 줄기 전까지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됐다. 주요 이용객은 출퇴근하는 인천시민과 관광객이다.

국비 2천174억원(69%)과 인천시·인천국제공항공사 자금, 연구개발비까지 총 4천150억원을 들였지만 열차는 6년 만에 멈출 위기에 처했다. 공사가 지난달 인천시에 자기부상철도 폐업을 신청하면서다. 도시철도 운송사업을 궤도운송사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이라 완전한 폐업은 아니라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사는 폐업 이유로 ‘적자와 이용객 감소’를 든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기부상철도 예측 이용량은 개통 직후 2만494명이었지만 실제 이용량은 2천497명에 불과했다. 개통 3년차에 3만5천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치도 실제 4천12명으로 어긋났다. 수요 예측 실패에 더해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공사는 연간 60억원 이상의 비용이 유지·관리에 쓰인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공사가 성급한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적자 증가와 이용객 감소는 공사가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를 이유로 열차 운행을 하루 103회에서 24회로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공사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오전 9시~오후 6시에 열차를 운행하지 않았다. 박건 지부 자기부상철도지회장은 “2019년까지는 승객이 증가하던 추세였다”며 “우리나라 철도는 모두 적자인데 교통수단은 수익이 아닌 안전과 공공복지를 위해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시민과 관광객을 태우려고 만든 열차를 시민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하루아침에 폐업하려는 공사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비행기를 도로교통법으로 관리하겠다는 것”

공사가 추진하는 궤도운송사업 전환은 위법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사업 폐지 허가 권한을 가진 인천시는 현재 법률자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궤도운송법에 규정된 궤도시설은 노면전차나 케이블카를 지칭한다. 하지만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철도시설물로 건설돼 철도안전법·도시철도법을 적용받는다.

박건 지회장은 “자기부상철도를 궤도운송법에 따라 운영하겠다는 공사의 계획은 시작부터가 잘못된 것”이라며 “비행기 이름을 자동차로 바꾸고 도로교통법으로 관리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궤도시설과 철도는 안전체계가 다르다. 철도는 철도안전법과 도시철도법 등의 규제를 받는다. 차량·전기·신호·통신 같은 업무도 적용받는 법령이 다른, 고도화된 교통수단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궤도시설은 기관사·관제사 등의 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철도차량정비 기술기준·전동차 검사 및 운용관리 지침이 정하는 3년 주기의 중정비(열차를 모두 해체하고 재조립해 정비하는 방법)를 거칠 필요가 없다. 공사의 발상이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 지회장은 “공사는 3년마다 소요되는 차량 중정비 비용 60억원을 아끼려고 궤도운송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며 “영종도 시민과 관광객을 제대로 정비받지 않은 열차에 탑승시키겠다는 것이 공사 계획”이라고 우려했다.

공사 관계자는 “철도사업법 때문에 운행시간을 정확히 준수해야 해 운영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궤도운송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공사는 제작사와 협의해 생산이 중단된 부품을 구해 유지·보수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노조 주장을 일축했다.

국토부 “궤도시설 전환 가능성 높아”
인천시 “법률 검토 중”

지회는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자기부상철도 업무 정원은 63명인데, 현재는 55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에 소속돼 있다. 지회 관계자는 “지난 15일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이 면담 과정에서 ‘공사가 자기부상철도 정원을 30명으로 감축하라고 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절반 이상의 인원이 재배치·해고될 위협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박건 지회장은 “다른 부서 역시 인원이 꽉 찼는데 우리 같은 기관사·관제사들이 어느 부서로 재배치되겠냐”고 반문했다.

인천공항시설관리 관계자는 “아직 인력운영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며 “노조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반발에도 국토부는 궤도시설 전환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사는 인천시에 자기부상철도사업 폐지 허가를 신청했고, 인천시는 열차를 소유한 국토부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국토부 회신 결과에 따라 인천시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끝낸 연구용역에서 ‘자기부상철도는 궤도시설로 전환하는 게 최적’이라는 결과를 받았다”며 “아직 회신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환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정소희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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