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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동국제강, 사고 37일 만에 입장 “배상은 법원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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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5-02 09:20 

동국제강이 크레인 안전벨트에 감겨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고 이동우(38)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 37일 만에 입장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유족측은 명확한 공개 사과와 배상에 대한 답변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유족측의 요구에 따라 동국제강과 유족은 6일 동국제강 본사에서 협의할 예정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법원 판단 따르자”

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동국제강은 지난달 27일 유족의 요구사항에 대해 입장을 냈다. 유족이 4월7일 포항에서 요구사항을 제시한 지 20일 만이다. 유족은 △두 명의 공동대표이사 중 지분이 더 많은 장세욱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 △사망의 구조적 원인 분석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책임자 처벌 및 정당한 배상을 요구해 왔다.

동국제강측은 지난달 두 차례 합의서에 들어갈 내용을 보냈지만, 유족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같은달 13일 상경해 분향소를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강측이 보낸 합의서안에는 수사 대상이 된 임직원들에 대한 ‘처벌불원’과 민·형사 소송 등 법률적 권리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달 18일 유족과의 만난 자리에서도 사측은 “입장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농성한 지 약 보름 만에 사측이 내놓은 입장문에는 유족의 세 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 담겼다. 먼저 ‘공개사과 요구’와 관련해 사측은 “경영책임자인 김연극 대표이사가 빈소를 방문해 사과와 애도를 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위로와 죄송한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며 “유족이 충분하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 송구하다”고 밝혔다.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재발방지 대책 회의를 실시해 개선사항에 대해 최우선으로 현장 적용을 완료했다”며 “외부 기관을 통해 안전진단을 실시해 잠재적인 위험성까지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배상’도 “성심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엄중한 법의 판단을 따라야 하지만 법원의 판단 기한을 예측할 수 없다”며 “유족과 손해배상 협의를 먼저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배상책임 요건인 ‘고의성’이나 ‘중대한 과실’ 여부는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유족측 “장세욱 대표가 책임 전가”
“중대해처벌법 적용, 위반 요소 확인돼”


유족측은 제대로 된 답변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족을 대리하는 권영국 변호사(해우법률사무소)는 “도의적 책임이라느니 하면서 사과의 대상도 없이 무조건 송구하다며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진정한 사과라고 할 수 없다”며 “장세욱 대표이사가 (지분이 작은) 다른 대표이사를 앞세워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책임 전가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유족측은 장세욱 대표이사의 사과문을 신문에 게재하고, 일주일간 모든 사업장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을 요구했다.

보상 방안과 관련해서도 동국제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만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에 대한 법의 판단을 예측할 수 없다고 보는 듯하나 현재 확인된 위반 요소들을 고려할 때 동의하기 어렵다”며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배상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우씨는 크레인 기계정비업체인 창우이엠씨 소속으로 근무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3월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천장크레인의 브레이크를 교체하던 중 갑자기 작동한 크레인의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사고 당일 천장크레인 상부에는 신호수가 배치되지 않았고, 안전관리 책임자도 입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는 하청 직원들만 작업 중이었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책임자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예술단 ‘봄날’ 고 이동우씨 추모 공연

한편 노동자를 지원하는 종합예술단 ‘봄날’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동국제강 산재사망 추모 노래 공연’을 열었다. 공연은 단원의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봄날은 노동자·여성·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꾸려진 모임이다.

봄날 단원인 이건범씨(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산재사고가 남의 일이 아니라 본인의 일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산재로 숨진 노동자들에게 갖춰야 할 사회적 예의”라며 “기업주는 일한 사람들을 반드시 책임지려고 하고, 잘못했다면 떳떳하게 나서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씨의 어머니 황월순씨는 “본사 앞마당에 분향소를 차렸는데, 직원이나 대표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아들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끝까지 해 볼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홍준표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6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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