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우울증을 앓다가 휴가를 신청한 도서관 사서에게 도서관장이 막말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관할 교육청과 관련 기관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 병가신청 상황에서 자녀 원격수업 통지
승진요건 집합교육 일정까지 겹쳐 장기간 휴가

사건은 지난달 7일 시작했다. 전남 한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최아무개씨는 도서관 휴관일인 7일 월요일 정기적으로 찾았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직장을 쉴 것을 권고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후 8일 이를 관장과 만나 논의했으나 18일까지 출근할 것을 지시받았다. 이에 10일과 11일, 토요일을 제외한 주말인 13일까지 근무했다. 문제는 휴관일인 14일 최씨의 자녀가 원격수업을 하게 되면서 시작했다. 원격수업을 15일부터 21일까지 해야 해 당초 관장이 지시한 18일까지 출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최씨는 15일부터 17일까지 교육돌봄휴가를, 18일에는 학습휴가를 냈다. 그리고 2월 관장의 허가를 받아 신청했던 국립중앙박물관 집합교육도 병가와 함께 신청했다. 3월23~25일 재택교육형으로, 승진요건에 포함되는 교육이다. 종합하면 15일부터 17일까지 아이돌봄휴가를, 18일 학습휴가를 내면서 21일까지 자녀 원격수업을 돕고 23~25일 집합교육을 재택학습으로 수행한 뒤 28일부터 병가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관장은 갑작스러울 뿐 아니라 앞서 18일까지 출근하기로 한 것과도 다르다며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양쪽은 15일 전화통화를 했지만 갈등만 더 깊어졌다. 이날 통화에서 관장은 최씨에게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라고 말했다. 최씨는 “‘사람을 좋게 봤는데 모든 플랜을 짜 놓고 나에게 (통보)했다’거나 ‘배신을 당했다’ ‘갖고 놀았다’ ‘뒤통수를 때렸다’는 식으로 매도하면서 ‘(인간) 도리가 아니다’고 감정을 쏟아 냈다”며 “병원 진단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한 상황에서 병가와 각급 휴가를 신청한 것을 계획적인 음모인 양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관장, 학습휴가 불인정해 무단결근으로 처리
“업무 남아 불가피한 요청”

이후 최씨는 1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가족돌봄휴가는 승인됐으나 18일 학습휴가는 수리되지 않아 무단결근으로 처리됐다. 이후 최씨는 토요일인 19일과 22일 업무 마무리를 위해 출근했고 23일부터 집합교육을 받은 뒤 28일부터 병가에 들어갔다. 5월20일까지다. 그러나 집합교육에 대해 관장이 교육출장 승인을 하지 않아 교육을 받고도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최씨는 “평소에도 관장이 고압적인 태도로 인격비하 발언을 자주 했다”며 “제3자 앞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6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을 당시에도 입원을 해야 하냐며 짜증을 내고 입원 중에도 일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사건은 해당지역 교육청 주관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권익위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조사를 받고 있는 관장쪽은 막말에 대해서는 일부 사과하면서도 관리자로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항변했다. 관장 A씨는 “일부 상처가 될 수 있는 발언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학습휴가는 본인교육이라 아이돌봄 차원에서는 승인할 수 없었고 우울증 병가를 앞둔 상황에서 최씨가 꼭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그를 위해 18일만큼은 출근해 달라 부탁했으나 끝내 출근을 하지 않아 무단결근 처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최씨는 관장 바로 아래 관리자로 공공도서관 운영의 중추”라며 “꼭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근을 부탁했고 관리자로서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