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부평2공장 12월 중단? 한국지엠 하청사 구조조정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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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4-04 09:28한국지엠 부평2공장 생산중단이 가까워지면서 간접고용 노동자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0만원 줄 테니 나가라”
디지에프오토모티브, 희망퇴직 제안
3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지엠 2차 하청업체 디지에프오토모티브는 최근 금속노조 부평공단지회(지회장 이재영)에 부평2공장 생산중단으로 유휴인력 발생이 예상된다며 인력조정을 위한 협의를 제안했다.
디지에프오토모티브는 한국지엠과 도급계약을 맺은 ㈜크레아안톨린의 하청업체로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콕핏(운전석)을 조립한다.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던 부평2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디지에프오토모티브의 조립라인도 서게 된다. 디지에프오토모티브 전체 직원은 200여명인데, 그중 트랙스 콕핏 조립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은 55명이다.
디지에프오토모티브는 부평2공장 생산중단 시기를 8월일 경우, 12월일 경우로 나눠 ‘고용안정을 위한 회사 검토안’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지엠 노사는 애초 8월 생산중단 예정이었던 부평2공장을 5월부터 1교대조로 전환해 11월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제안의 핵심 내용은 200만~300만원 취업준비금 지급 후 희망퇴직, 정년도래자 퇴직 검토, 무급휴직 후 퇴사자 발생시 부평1공장 업무로 우선배치로 요약할 수 있다.
지회는 지난달 31일 사측에 “생산차종 단종을 이유로 노조와 조합원에게 해고를 강요하고, 경영상 위기를 일방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전가해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사측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힌 상태다.
말리부 콕핏을 조립하는 직서열업체 SHCP도 폭풍전야다. 금속노조 SHCP지회 관계자는 “회사에서 고용 관련 계획서를 작성해 노조에 제출하겠다고 한 상황이라 기다리고 있다”며 “제안이 합당하면 고용승계 논의가 되겠지만, 합당하지 않으면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드러나지 않는 피해규모 더 클 것”
문제는 한국지엠 부평2공장 폐쇄로 인한 간접고용 노동자 피해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지엠 부평1·2공장 생산일정에 맞춰 콕핏과 서스펜션 등을 즉시 납품하는 직서열 업체만 다섯 곳으로 5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직서열 업체에 플라스틱 사출물, 계기판 등을 납품하는 업체에 직·간접으로 고용된 노동자를 합하면 최소 2만명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지회 설명이다.
이재영 지회장은 “우리가 망하면(트랙스 콕핏 생산을 중단하면) 에어백을 납품하는 업체, 그 업체에 에어백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도 망하게 된다”며 “식당 직원·경비 등 모두 합하면 2만~3만명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종이 단종되면 협력사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국지엠쪽은 부평2공장 생산중단과 하청업체 인력조정 사실을 문의하자 “논의내용의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관련해 현재 시장의 제품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목적으로 노사가 공장 운영형태 변경을 위한 고용안정특별위원회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9일부터 고용안정특위를 열어 부평2공장 생산중단 시기와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정규직·비정규직의 총고용 보장과 정규직 노동자의 일방적인 전환배치 반대 등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