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현대중 중대재해 원인 ‘하청 구조’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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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3-17 15:54현대중공업 노사가 계열사 현대중공업모스(MOS)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조선업 수주 절벽에 직면하자 구조조정 일환으로 설비지원 부문을 떼어 내 현대중공업모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분사 후 다단계 하청구조에 따른 산재사고가 잇따랐고, 합병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21년부터 운영해 온 제도개선TF에서 합병에 대해 논의했다.
사측 “안정성 제고 위해 합병 검토해”
16일 지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5일 오후 2021년 임금협약안과 모스 합병에 잠정합의했다. “회사는 현대중공업MOS와의 합병을 적극 검토 후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부 관계자는 “(합병이) 실제 진행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모스를 따라간 직원과 모스를 거부하고 현대중공업에 남아 다른 업무를 맡은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노사 간 이견이 있어 추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 검토 후 추진한다는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협의를 해서 합병 절차를 거치게 될 것 같다”며 “안전성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모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2월에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크레인으로 철판을 들어 올리다가 떨어뜨려 자동용접작업 중이던 정규직 노동자가 끼여 숨졌고, 같은해 5월과 6월에는 하청노동자가 연이어 재해로 중상을 입었다. 같은 기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트랜스포터를 통해 이동시키던 블록이 내려앉거나, 하이드로 크레인이 넘어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됐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법 시행 직전인 1월24일 발생한 사망사고도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정규직이었던 당시 재해자는 크레인 조작 리모컨을 이용해 3톤가량의 철판을 옮기던 중 사고를 당했는데, 사고 원인으로 기계 오작동이 지목됐다. 크레인 정비 업무는 모스가 수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합병 추진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이 크다”며 “사고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정비·보전업무를 하는 모스를 직영화하지 않으면 대책이 없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임협 타결, 기본급 7만3천원 인상
현대중공업 노사가 합의한 2021년 임금협약에는 호봉승급분 2만3천원을 포함해 기본급 7만3천원 인상, 약정임금의 148% 성과금 지급, 격려금 2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지난해 8월30일 상견례를 시작한 뒤 38차례 교섭을 진행한 결과다.
2019년 물적분할 파업 투쟁 당시 징계 해고된 노동자 한 명을 내년 1월 복직시키고, 중징계자의 징계기록을 삭제하는 등 현안도 합의했다. 노사 잠정합의로 16일 예정됐던 노조 파업은 미뤄졌다.
한편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2021년 임금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 회사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지부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