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 선임에 ‘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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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3-08 09:42순항이 예상됐던 IBK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 선임에 암초가 떠올랐다. 노동자들은 노조가 추천한 이사에게 정부가 괜한 트집을 잡아 흠집을 내고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정황이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비판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26일 신아무개·김아무개 사외이사 임기 만료로 새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지부는 지난달 법조계와 금융계 경력을 가진 인사 3명을 은행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금융위에도 전달했다.
당초 순항이 예상됐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8월께부터 노동이사를 선임하도록 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고,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이미 국책은행 노조추천이사 1호가 탄생한 뒤라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 선임에 장애물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지부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일종의 하자치유로 보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와 금융위원회·더불어민주당·청와대는 2020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인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 출근을 저지한 지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먼저 제안했다.
약속은 이행되지 못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4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노조추천인사가 아니라 은행추천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부는 이를 합의 파기로 규정했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당시 합의를 파기한 금융위가 스스로 하자를 치유하는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이번에도 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낙하산 논란과 노조추천인사의 자질 논란이다. 김형선 위원장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금융위 몫이라거나 노조추천인사가 깐깐하다며 트집 잡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경영진을 감독·견제할 사외이사가 거수기로 전락한 상황에서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조추천의 의미를 무시하고 입맛에 맞는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기구 합의마저 무시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홍배 위원장은 “2020년 기업은행 노사와 청와대·정부·여당·한국노총 합의뿐 아니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도 노동이사제 시행 전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며 “지난해 금융위는 그 사회적 합의도 지키지 않았던 셈으로, 사회적 합의사항이자 기업은행 노사와 청와대·정부·여당이 합의한 사항을 반드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