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선수들이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운동선수로서는 최초다.

경륜선수노조는 5일 공단과 산재보험료 지원, 선수등록취소제 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쟁점이던 기본급과 관련한 내용은 빠졌으나 타임오프와 노조 사무실 구성, 조합비 일괄 공제 같은 노조활동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상금 인상과 훈련노동 대가를 비롯해 앞으로도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단협 체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0년 3월30일 설립한 노조는 206일 만인 같은해 10월21일에서야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3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단체교섭에 돌입했지만 난항을 겪어 교섭 개시 360일 만인 5일 타결했다. 노조설립으로부터 따지면 첫 단협 체결까지 무려 708일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공단은 경륜선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륜선수는 경륜경기 시행처인 공단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수입을 공단이 주관하는 경륜경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급 같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륜경기가 멈춘 뒤에는 아예 수입이 끊겼다. 노조는 기본급 보장을 요구했으나 공단은 근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한구 노조위원장 권한대행은 “노사 양쪽이 서로 입장 차를 줄이고 소통해 단협 타결을 이뤘다”며 “앞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고 소통해 고객에게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고 경륜발전을 위해 상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