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무원에게 직장내 괴롭힘을 일삼은 ‘갑질 판사’를 직무에서 배제해 징계해야 한다고 공무원 노동계가 대법원에 요구했다. 지난해 2월 울산지법의 한 부장판사가 휴가자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면박을 주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공무원노조 법원본부(본부장 이경천)는 21일 오후 울산지법 로비에서 ‘갑질 판사 퇴진 촉구 및 더 나쁜 대법원 규탄대회’를 열고 “갑질 판사를 인사 조처하라”고 촉구했다. 법원본부는 이날 ‘갑질 판사’라고 적힌 현수막을 로비에서 펼치고, 해당 판사 집무실 앞에 판사 형상의 등신대를 올려놨다. 집무실 문에는 ‘갑질 판사 OUT’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다.

법원본부는 “이번 2월 정기인사에서 갑질 논란을 빚은 판사가 별다른 조치 없이 울산지법에 남게 됐다”며 “법원은 해당 판사의 갑질 행위를 진상조사해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판사는 함께 일하는 법원 공무원들에게 법관으로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아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법원의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논란 이후 지난해 12월 대법원에 인사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하고 울산지법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갑질 판사를 제소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원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기타 조치 여부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