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점거농성 푼 택배노조, 사태 해결 공은 대리점연합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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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3-02 10:15전국택배노조(위원장 진경호)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대화를 촉구했다. 2일 오후 3시 이전에 협상 재개 의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이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며 사회적 합의기구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각 주체들에게 요구했지만 같은날 대리점연합이 ‘유감’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대화 성사 여부에 따라 60일 넘게 지속된 택배노조 파업사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 나서지 않으면 더 큰 투쟁”
택배노조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는 어제(2월28일)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본사 1층 점거를 해제했는데 대리점연합은 이에 대해 극단적 언어로 비난하며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일 오후 3시까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공식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대리점연합이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 노조는 더 큰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노조와 대리점연합의 대화가 중단된 이후 여러 차례 실무접촉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입장차를 좁힌 상황이다. 김태완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표준계약서와 민형사상 책임에 대한 문제가 가장 핵심 쟁점인데 어느 정도 의견접근이 이뤄졌다”며 “대체배송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사실상 기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측은 부속합의서 독소조항, 표준계약서, 대체배송, 계약해지나 손해배상 청구 같은 민형사상 책임 등에 대해 입장차를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진 단위에서 주요 쟁점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는데도 전날 대리점연합이 사회적 대화에 대해 유감 입장을 밝히면서 노조도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쟁점이 됐던 택배비 인상분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지를 밝힌 만큼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부속합의서 독소조항이나 계약해지 같은 문제는 대리점연합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리점연합은 쟁의권 없이 파업에 참여한 약 80명의 노조 조합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노조, 18일 만에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해제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전날 “불법행위는 당연히 중단해야 하는데도 이를 ‘전향적인 조치’라고 포장하는 것은 헌법 모독”이라며 “국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즉각 파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와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폭력은 명백한 불법”라며 “불법을 중단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인데 마치 큰 결단을 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같은날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과로사대책위원회, 정부, 택배사, 대리점연합회, 소비자단체 등 참여 주체가 상호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를 요청한다”며 “특히 택배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합의만으로 사회적 합의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CJ대한통운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이어 온 CJ대한통운 본사 1층 점거를 해제했다. 농성에 돌입한 지 18일 만이다. 다만 지난해 12월28일부터 시작한 파업은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아사단식 6일차인 지난달 26일 병원에 이송된 진경호 위원장은 현재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홍경미 노조 울산지부 사무국장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신장에 이상이 생겨 평생 투석을 해야 한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며 “원래 5일간 입원할 예정이었으나 추가검사를 해야 해서 입원기간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