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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의료연대본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대선 요구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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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1-18 09:17 

이번 대선을 두고 노동계에선 '노동 없는 대선'이라는 비판이 높다. 물론 이전 대선에서도 노동이 큰 이슈로 주목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노동과 더불어 고용, 일자리 정책도 보이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동계가 바라는 '노동이 함께하는 정의로운 전환', '노동 개혁' 등은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따른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21대 대선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노동계에서 대선 정책 요구안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거대 양당의 정책과 공약에서 노동에 관한 뚜렷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으니 노동계가 먼저 제시하고 요구하고 질의해서 만들어가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년 차에 이뤄지는 선거인 만큼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의료연대본부 대선 정책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병상 확충 및 공공의료 강화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및 병원인력 충원 ▲돌봄공공성 강화 및 돌봄노동자 대책 마련 등이 담긴 대선 정책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코로나 2년은 일상의 삶을 흔들어 놓았고, 고용악화와 사회 양극화로 인해 건강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졌다"며 "더 늦기 전에 의료체계가 붕괴되기 전에 모두를 위한 병원과 차별 없이 치료받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는 이윤보다 생명을 외치는 대통령, 위기상황에서도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세력에 흔들림 없이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정책을 첫 번째로 펼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병원 확대=모두를 위한 병원"
 
먼저 의료연대본부가 밝힌 첫 번째 대선 정책 요구안은 '의료공공성 확대'다.
 
코로나19 대응과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공공병상 비율을 전체 병상 중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정부가 시도별 병상수급계획을 작성해 병상공급 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병상총량제를 실시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노동조합과의 소통 채널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각 대통령 후보 캠프에 정책질의한 후 답변을 받기도 했는데,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모든 정책질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공공병상 비율 30% 이상 확대'에 대해 김 후보와 심 후보는 동의를, 한 후보와 이 후보는 부분 동의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병상 수를 일정한 비율로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계 의견을 청취 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고, 이 후보는 "공공병상 확충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목표 비율과 달성 시점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병상총량제에 대해서는 김 후보, 심 후보, 안 후보 3명이 차례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부분 동의 입장을 밝히며 "지역 간 의료자원의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 차원에서 지역별ㆍ기능별 병상 수급 현황 및 병상의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요구안엔 상병수당 실시도 담겼는데, 올해는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질병ㆍ부상으로 일하기 어려운 경우 일 4만1860원(최저임금의 60%)을 지급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해이기도 하다. 정부는 공모를 통해 6개 시ㆍ군ㆍ구를 선정해 3년간 시범사업을 한다.
 
여기엔 안 후보(부분 동의)를 제외한 세 후보가 동의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상병수당 제도 취지엔 공감했으나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지적했다. 건강보험료 또는 세금 인상에 대한 국민 설득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의료연대본부는 공공의료 확대와 관련해 △어린이병원 무상의료 실시 △취약지역 공공병원 설립 및 유지지원책 마련 △의료취약계층 사각지대 해소 △백신 접종 시 특종 직종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여 사각지대 해소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의료연대본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의료ㆍ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호인력 확보…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해야"
 
이어 보건의료인력 확보 및 보호방안 마련으로는 △교대근무자 주4일, 주32시간 노동 △코로나19 의료진 스크리닝 검사 의무화 및 당일 유급휴가 부여 △병원 노동자 해고 및 임금 등 노동조건 저하 금지 △레벨D 방호복 착용 근무 시 최대 입실시간 2시간 제한 등을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24시간 환자 곁을 지켜야 하는 교대근무자의 경우 비사회적 시간(저녁ㆍ야간ㆍ주말ㆍ공휴일)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간호인력 확보와 관련해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및 인력기준 강화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 중 '교대근무자 주4일, 주32시간 노동'은 김 후보와 심 후보의 동의를, 이 후보의 부분 동의를, 안 후보의 반대를 받았다. 부분 동의를 밝힌 이 후보는 "장시간 노동 문제가 심각한 분야들에 대해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의 시범실시, 교대제 개편 등을 지원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적 보완점 등을 면밀히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에 대한 정책질의도 이어졌는데, 해당 요구는 김 후보와 심 후보의 동의를 얻고, 안 후보와 이 후보의 부분 동의를 얻었다.
 
현행 의료법에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12명을 하한선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강제조항이나 처벌조항이 없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분 동의를 밝힌 안 후보는 "지방의 중소병원 등의 경우 현실적으로 의료인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규모, 위치, 수행하고 있는 업무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이 후보는 "이미 공약 발표를 통해 우수간호인력 확보와 적정 배치, 처우개선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을 약속한 바 있어 종합적인 의료정책의 차원에서 적정 인력 제도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45만 요양보호사 위한 정책과제 나와야"
 
이어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 및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사회서비스 공공성을 위해 국공립 요양시설 및 재가요양기관을 각 30% 확충하고,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게 핵심이다.
 
의료연대본부는 "현재 전국의 요양시설 2만5000개 중에 공공요양시설은 5%도 되지 않는다"며 "공공의 영역을 확대해서 어르신 서비스 질을 개선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해 일자리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마다 1개 이상 공공 재가요양기관 설치를 의무화하고, 시립ㆍ구립 입소요양시설부터 사회서비스원이 우선 위탁운영을 하도록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최현혜 의료연대본부 중랑요양분회장(요양보호사)은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장기요양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장기근속장려금을 받으려면 오로지 한 시설에서만 근무해야 해 한 번이라도 다른 시설로 이직을 한다면 그만큼 받기도 어렵다"며 "한 시설에서 3년, 5년, 7년 일해야 받을 수 있고, 이렇게 3구간으로만 제한되어 있어 12년간 근무한 저도 장기근속장려금 수당이 6년째 동결되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의료연대본부는 현행 3구간을 7구간으로 확대 시행하고 장기근속장려금 지급액수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의료민영화 관련 법안 개악 추진 중단 및 폐기를 요구하며 △바이오ㆍ헬스 규제 완화 중단 △공공의료 데이터 선제적 개방, 민간의료정보 연계확대 중단 △비대면진료(원격의료) 이행 중단 △스마트 병원, 스마트 건강관리 중단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조건 개악 금지 및 병원 민주화를 위해선 △병원 모든 업무 정규직화(상시지속업무 정규직화) △병원장 선출 직원 참여 보장 제도 마련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폐지 △임금체계 개악 금지(직무급제 도입 저지) 및 임금 차별 철폐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동희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gopage=&bi_pidx=33722&sPrm=in_cate$$108@@in_cate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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