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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통상임금 짊어진 현대重...대법, ‘신의칙 위반’ 판단기준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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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2-17 10:24 

9년간 진행된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이 근로자 측 승소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법원은 재직자에게만 상여금을 주는 관행이 있더라도 '퇴직자에게 일할 지급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있다면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6일 현대중공업 근로자 A 씨 등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영 예측을 했다면 그러한 경영상태의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향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들어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A 씨 등이 2012년 현대중공업 전체 근로자를 대표해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다시 계산한 뒤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2개월마다 100%씩 600%의 정기상여금을 지급했고 설ㆍ추석 명절상여금 각각 50%, 연말 상여금 100%를 합해 총 800%의 상여금을 지급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모든 근로자와 퇴직자에게 상여금 800%를 일할 계산해 지급한 반면 명절상여금의 경우 지급대상을 재직자로 한정했다.
 
"명절상여금도 통상임금"...'퇴직자 지급' 규정 효력 유지
 
쟁점은 두 갈래였다. 첫 번째는 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명절상여를 소정근로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1994년부터 중도퇴직자에게 상여금을 일할 계산해 지급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2012년 급여세칙이 상여금 지급일 이전 퇴직자에게 근무일수에 비례해 일할 지급하도록 규정한 대목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또 근로자 개인이나 노조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퇴직자에게 명절상여금 일할 지급하도록 규정한 급여세칙 효력이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은 "특정 시점이 되기 전 퇴직한 근로자에게 특정 임금 항목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이 있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이 그러한 관행과 다른 내용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으면 그러한 관행을 이유로 해당 임금 항목의 통상임금성을 배척하는 데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심 깬 대법...'신의칙 위반' 판단기준 구체화
 
A 씨 등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현대중공업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1심은 A 씨 등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지를 따질 경우 기업 운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은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 추가 법정수당 지급으로 인한 실질임금 인상률, 통상임금 상승률, 기업의 당기순이익과 그 변동 추이, 동원 가능한 자금의 규모, 인건비 총액, 매출액, 기업의 계속성ㆍ수익성, 기업이 속한 산업계의 전체적 동향 등 기업 운영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 경영 실적이 선박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경영 상태가 열악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주요 수출처인 유럽의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 상태가 2014~2015년 무렵 악화됐지만 현대중공업이 예견할 수 없었던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 규모 등을 보면 극복할 수 있는 일시적 어려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법원은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 추가 법정수당의 연도별 총 인건비와 당기순이익 대비 비율, 현대중공업의 사업 규모와 그동안의 매출ㆍ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 등에 비춰 보면 추가 법정수당 지급으로 현대중공업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초래된다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번 판결은 재직자에게만 특정 임금 항목을 지급하는 관행(재직자 요건)이 있더라도 이와 다른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있다면 통상임금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판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의칙 위반 여부와 관련해서는 일시적 경영 악화만이 아니라 기업의 계속성ㆍ수익성, 경영상 어려움의 예견 및 극복 가능성 등을 구체적인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17&gopage=&bi_pidx=33577&sPrm=in_cate$$117@@in_cate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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