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분사 8년 만 ‘외주화 논란’ 삼성카드고객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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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1-30 09:50‘정규직 구조조정’ 논란을 사며 2014년 삼성카드에서 분사된 삼성카드고객서비스㈜가 10년도 안 돼 일부 고객센터 업무 외주화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발하는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자 ‘철회’ 의사를 밝혔다.
2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카드고객서비스는 최근 ‘진단TF’를 구성하고 외주화 여부를 검토했다. 삼성카드고객서비스 안 사원협의회인 아우름협의회가 지난 5일 전체 직원에 보낸 메일에는 “회사는 디지털로 대체가 예상되는 업무와 고비용 구조 업무에 대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화 방안 및 일부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었다”라는 표현이 담겼다.
고용불안을 우려한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 지난 1일 설립총회를 열고 이튿날 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설립 움직임이 흐름을 바꿨다. 5일 삼성카드고객서비스 사원협의회인 아우름협의회에 이어 김영길 대표이사는 8일 전체 임직원에게 “회사가 고용불안을 유발하는 외주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메일을 전송했다. “외주화 검토” 사실도 이들 메일로 다시 확인됐다. 삼성카드고객서비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아우름협의회, 대표이사 만난 당일
외주화 추진 ‘진단TF’ 해체 결정?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청에서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노조 출범에는 ‘고용불안’이 크게 작용했다. 회사가 외주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조를 설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이달 1일 설립총회로 현실화했다. 나흘 뒤인 5일 보낸 메일에서 아우름협의회는 “내부적인 협의 단계로 결정되지 않은 내용을 공유하기 어려웠으나, 가장 이슈가 큰 사항에 대해서는 (회사에) 협의회 요구사항을 전달해 같이 협의했다”며 “외주화 등의 인위적인 고용형태 변화 없이 내부적으로 효율화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우름협의회는 진단TF와 관련해 “아웃소싱·매각 등 소문들로 사우들의 고민과 염려가 깊어감에 따라 (협의회가 사우) 의견을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청취한 결과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외주화를 추진하던 진단TF도 해체됐다고 했다. 아우름협의회는 “내부적인 효율화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진단TF’가 불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체를 요청했다”며 “2021년 10월29일부로 진단TF는 해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날은 아우름협의회가 김영길 대표를 만났다고 주장한 날이다. 아우름협의회가 만남에서 진단TF 해체를 요구하고 김영길 대표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김 대표도 8일 이메일에서 “우리 회사 임직원들에게 고용불안을 유발하는 인위적인 회사 매각이나 아웃소싱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전 직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회사 정책변화에 대해서는 사원 대표기구인 아우름협의회와 소통·협의하고 협의된 결과는 투명하게 직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매각·아웃소싱 이슈에 사측이 소문일 뿐이라고 이야기하다가 안 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주화를 철회했다지만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고용불안·외주화 우려 지속”
지난 23일 회사에 교섭 요구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길 대표가 “향후 디지털화, 인공지는(AI) 등의 영향으로 우리 회사를 포함한 컨택센터는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혁신과 인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노조도 지난 23일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설립 당시 3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300여명으로 늘었다. 네이버카페나 대면 신청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금속노련에 가입해 삼성그룹노조연대(금속삼성연대)에 합류했다.
노조는 △고용보장 △과도한 업무량 중단과 정규직 확충 △성과급 인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카드고객서비스 상담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동안 근무하면서 145건의 통화를 받아야 한다. 고객과 통화가 길어지면 통화 건수가 일부 조정된다. 결제일·공휴일 직후 근무일에는 175~180건의 상담을 수행해야 한다. 목표량 충족 여부는 개인 성과평가뿐 아니라 팀에게도 영향을 줘,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압박이 높은 편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적정생산성을 실측하고, 이를 초과하는 업무량은 신규채용 인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회사는 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고 단기 알바를 채용해 서비스 질적 저하, 업무 오류 등 기존 노동자 부담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가 지날수록 커지는 삼성카드와 성과급 격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삼성카드는 자사 소속 콜센터를 2014년 삼성카드고객서비스로 분사했다. 노조는 “당시만 해도 성과급 격차가 10%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분사 이후 성과급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