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원 징계, 법원도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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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2-06 09:47식품회사가 노조간부와 조합원에 대해 ‘식자재 횡령’ 등을 이유로 직위해제와 정직처분한 것에 대해 법원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노조 설립을 주도한 간부들은 감봉과 전환배치 같은 징계를 반복해서 받았고, 명예훼손·사기·횡령 등 혐의로 수차례 고소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지회장은 적응장애로 업무상재해를 인정받기도 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업체
노조설립 후 갈등, 수차례 징계·고소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오가닉클러스터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정직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회사가 소송을 제기한 지 3년5개월여 만의 1심 결론이다. 사측은 바로 항소했다.
오가닉클러스터(옛 구례클러스터)는 소비자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이 투자한 농공단지인 구례자연드림파크에 입점해 레스토랑 ‘비어락하우스’를 운영한 식품 생산·공급업체다. 그런데 이 업체에 2017년 3월 노조설립 움직임이 일면서 노사갈등이 촉발됐다.
사측은 그해 5월 퇴사자로부터 ‘주방장의 식재료 사취 의혹’에 관한 제보를 접수해 운영 전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식재료 불법 사취, 출퇴근 기록 허위 보고 등의 비위행위를 적발했다.
이를 이유로 같은해 7월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구례자연드림파크지회가 결성되자 회사는 지회 간부와 조합원을 20여차례 징계하고 10여차례 고소했다. 또 조합원들을 전남 구례에서 왕복 500킬로미터 거리인 충북 괴산 물류센터로 발령냈다.
사측은 결국 비위행위를 이유로 10월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식음료 부문 팀장으로 근무하던 문석호 전 지회장을 ‘직위해제’했다. 매장 내의 비위행위 발생에 대해 관리자로서 과실이 있다는 이유였다. 회사가 운영하던 영화관의 평사원으로 강등된 문 전 지회장은 인사발령을 거부해 대기발령이 났다. 매니저인 이순규 전 사무장(현 지회장)과 홀 담당자인 이아무개씨는 각각 정직 4개월을 통보받았다.
이들이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라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사측은 이순규 전 사무장에 대해 정직 4개월에서 정직 3개월로 징계를 감경했다. 전남지노위는 이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했다. 다만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중노위도 초심을 유지하자 사측은 같은해 5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징계사유 인정했지만 “양정 과다”
“식자재 사취 공모 인정하기 어려워”
법원은 문 전 지회장에 대한 징계사유를 인정하면서도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는 문 전 지회장의 30년간 근무경력을 인정해 ‘팀장’이라는 직책을 신설해 경력직으로 고용한 것인데, 직위를 해제하고 평사원으로 전보시키는 것은 신분상의 불이익 정도가 현저하다”며 “팀장 근무 기간이 약 4개월에 불과했고 식자재 운영시스템의 미비가 문 전 지회장의 과실 책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순규 전 사무장에 대해서도 정직 3개월의 징계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영업장 3곳을 담당해 다소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이아무개씨 또한 식자재 사취를 주도한 사람은 주방장일 뿐 단순히 조리된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넘어 식자재 사취를 공모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한편 구례자연드림파크 내 비어락하우스 운영은 오가닉클러스터에서 오가닉메이커로 바뀐 상태다. 문 전 지회장은 올해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문 전 지회장을 뒤이은 이순규 지회장은 복직을 했지만, 이아무개씨는 비어락하우스 홀 담당자에서 주방 업무로 발령이 나자 이를 거부해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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