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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5파전’ 한국지엠 노조 27대 임원선거...공약 속 이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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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1-29 09:51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12기 임원선거 막이 오르면서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노동조합도 일제히 임원선거에 돌입했다. 국내 자동차산업 중심에 있는 완성차 3사의 노동조합, 그리고 이 노동조합을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는 그 자체로도 큰 관심사다. 이번 임원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공약집을 살펴봤다. 공약집은 해당 사업장의 현안과 조합원들의 요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친환경차 시대에 따른 물량 확보,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퇴직 등이 화두가 되면서 이른바 '생존'을 외치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한국지엠 사태'로 불리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부터 현재까지 GM(제너럴모터스)의 국내 생산공장 철수설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사태는 정부의 혈세 지원에 따른 '10년 공장 유지'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같은 해 GM이 단일법인인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기능을 2개 법인으로 분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또다시 내홍을 겪었다. 이어 발생한 제주부품사업소 폐쇄, 인천ㆍ창원부품물류센터 폐쇄는 또다시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철수설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부평과 창원에 위치한 한국지엠 국내 생산공장이 명확한 미래전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미래전망은 GM에서 출시하는 전기차 등 미래차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노조가 매년 교섭 때마다 사측에 미래차 물량을 요구하는 것도 국내 생산공장을 유지하겠다는 GM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GM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2035년까지 디젤 및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2일에는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2025년까지 한국에 전기차 10종이 출시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전기차 10종은 국내 생산이 아닌 GM 본사 수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지엠 생산 물량 배정에는 선을 그었다.
 
이런 배경을 놓고 진행되는 이번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제27대 임원선거에서 미래전망 확보는 1순위 공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2년 전 제26대 임원선거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2년 전 결선투표에서 3783표(투표 인원 7218명)를 얻어 52.4%의 득표율로 당선된 김성갑 한국지엠지부 지부장(현 지부장)은 '끌려갈 것인가, 주도할 것인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김 지부장이 구조조정에 대응하고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며 약속한 공약은 ▲한국 공장의 친환경차 생산기지화 ▲미래차 대책위원회 구성 ▲부평2공장ㆍ창원공장 발전방안 마련 ▲한국지엠 발전전망 마련 등이 있었다.
 
제27대 임원선거에는 ▲기호 1번 김준오-박성철-김동춘-최대성(들불) ▲기호 2번 이대영-박언호-박희규-황성욱(노동자연대회의) ▲기호 3번 이석주-박복곤-전민수-이기호(공동투쟁실천단ㆍ한울) ▲기호 4번 민기-안규백-홍순기-제환모(민주세력통합추진위원회) ▲기호 5번 윤용신-조중남-최영일-김병준(공감) 총 5개 후보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지엠지부 임원선거는 '지부장-수석부지부장-부지부장-사무국장' 4인 1조가 동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제도로 시행된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제27대 임원선거 후보 합동유세에서 5개 후보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다섯 후보 모두 "전기차 배정ㆍ생산" 내걸어
 
다섯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앞서 이야기한 대로 미래전망 확보 관련 공약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기호 1번 김준오 후보조는 '물량 안전화'를 위한 △부평1공장 2026년 트레일블레이져ㆍ앙코르GX 단종 이후 신차 배정, 2023년(집행부 2기) 글로벌 차량 배정 △부평2공장 생산종료계획 이후 1교대 유지 및 전기차 생산 유치 △엔진생산 종료를 대비한 전기차 생산지원시설(배터리 및 구동장치) 구축 △창원공장 2029년 CUV 단종 이후 전기차 배정 등을 약속했다.
 
김준오 지부장 후보는 온라인 유세 영상에서 "부평1공장 2026년 나인비 단종 이후 신차배정을 위해 GM과 직접 담판 짓겠다"며 "부평2공장 1교대를 유지시키고 신차종을 투입하여 2공장 조합원들의 고용과 일자리를 확실하게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공장은 2029년 CUV 단종 이후 전기차 배정을 위해 최대한 앞당겨 신차 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호 2번 이대영 후보조는 '공장별 미래발전 전망 확보'를 내걸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부평공장ㆍ창원공장 전기차 생산 확약 △부평1공장 안정적인 생산물량 및 9B후속차종 확보 △부평2공장 공장폐쇄 철회를 목표로 말리부ㆍ트랙스 선 연장생산 후 미래차 투입 등 공장운영방안 논의 △부평엔진공장 전기차 동력전달계부품생산, CSS-프라임엔진생산, 자동9단 변속기 생산 △창원공장 CUV 적정생산물량 및 후속차종확보, CUV엔진생산 △직영정비사업소 전 공장 현대화를 통한 유지발전 및 신규인원 충원 △부평ㆍ창원 KD공장 2022년 이후 중장기적 CKD 물량 확보 등이다.
 
기호 3번 이석주 후보조는 고용과 미래발전 전망을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행 즉시 승용2담당 고용안정특대위 가동 △부평1ㆍ2공장 신차 투입으로 혼류생산 및 통합운영 △미래차 및 전기차 생산 유치 △쉐보레 수입차 국내생산 요구 △E2SC(말리부) 2022년 이후 연장 생산 및 E2 CUV(E2QC) 개발ㆍ생산 △전기차 C121 생산 △창원공장 안정적 생산물량 확보 및 지속적 공장 운영 등을 약속했다.
 
이석주 지부장 후보는 "시급한 과제인 승용2담당 문제, 정년퇴직자 및 자연감소 인원 부족 문제, 이로 인해 노동 강도가 증가되고 고용불안의 문제가 가중되고 있는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겠다"며 "특히, 승용2담당 문제는 집행 즉시 고용안정특대위를 가동해서 승용2담당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4번 민기 지부장 후보조는 '떼인 자존심 받아드립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민기 지부장 후보는 제22대 지부장을 지냈던 인물로, 지부장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부평2공장 전망 제시 △전 공장 내연기관, 전기차 혼류생산 요구 △기타 시장용 내연기관 신차 요구 △유럽시장 재진출 요구 △CKD 우즈벡 생산 연장 △CKD 신규 국가 유치 등을 미래전략으로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5번 윤용신 후보조는 △부평공장 전기차 포함 친환경차 신차 확보 △부평공장 조립1공장ㆍ도장1공장 신축 공장 건설 △부평공장 엔진 생산 물량 확보 △창원공장 CUV 생산물량 확보 및 친황경차 생산 유지 등을 미래전망 확보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용신 지부장 후보는 "지부장 당선 즉시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되는 정부의 외투자동차 지원책을 끌어내겠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전기차 생산을 확정하고 생존권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후보마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다섯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전기차 배정 및 생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통해 미래전망 확보가 노동조합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모두 비슷한 기조를 띠고 있어 해당 공약에서는 후보별 차별점을 찾긴 어려워 보인다. 또한, 공약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함께 실려 있지는 않았다.
 
동향분석ㆍ연구ㆍ연대 담긴 '정책' 공약도
 
전기차 배정 및 생산이 미래전망 확보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물량 확보만큼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순 없지만 자동차산업 전망 속에서 한국지엠 미래를 그려 넣는 정책적인 접근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후보별 차별점이 잘 드러난다.
 
먼저 기호 1번 김준오 후보조는 국제 자동차 전문가 채용으로 GM의 정책과 동향분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GM의 경영전략에 따라 한국지엠의 앞날이 결정되는 만큼 국제 자동차 전문가 채용을 통해 GM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연구ㆍ개발ㆍ디자인 등을 책임지는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와의 협조를 통해 신차종 개발 사전 조사 및 생산 확보를 위한 전략에 나설 것을 밝혔다.
 
기호 2번 이대영 후보조는 '노사정협의체 구성'과 '완성차노조 연합단체 구성'을 정책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노사정협의체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완성차 3사(현대차, 기아, 한국지엠) 노동조합, 사용자단체, 정부가 모여 한국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는 기구를 뜻한다. 노사정협의체에서 원ㆍ하청 상생 및 협력 생태계 마련, 완성차 및 부품사 노동자 고용안정 등을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완성차노조의 연합단체 구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완성차노조연합협의회(가)를 설립해 완성차 노사 집단교섭을 요구하고 관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호 4번 민기 지부장 후보조는 △완성차 외투기업(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노동조합 공동대응 △부품사 및 협력사 공동 교섭 관철 △산업전환에 대한 정책적 대응 △산업은행 관련 주도적 개입 △원ㆍ하청 연대위원회 실질적 운영 등을 정책 공약으로 약속했다.

기호 5번 윤용신 후보조는 △자동차산업 노사정포럼 적극적 활용 △완성차 외투기업 노동조합 협의체 구성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산업 정책에 외투 3사 포함 △한국지엠 미래차 유치 위원회 구성 △내수판매 확대를 위한 노사 및 고객 3주체 공동 TFT 구성 분기별 시장 조사 반영 등을 제시했다.
 
베이비부머 정년퇴직 코앞…'정년연장' 공약도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하겠다는 것도 공통 목소리다. 특히, 단체협약 12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 이를 바꾸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지엠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12조에 따르면 "회사의 합병이나 공장 이전, 사업장 단위 사업 양도 등 조합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중요한 사항은 90일 전 노조에 통보하고 노사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협의'를 '합의'로 바꿔 앞서 일어난 군산공장 폐쇄, 법인 분리, 부품사업소 및 부품물류센터 폐쇄 등 고용안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일들의 재발을 막는 것이 목표다.
 
이 외에도 임금, 휴가, 노동시간, 안전ㆍ보건 등 주요 단체협약을 개정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완성차 노동조합의 단골 공약인 베이비부머들의 정년퇴직을 대비하기 위한 정년연장 공약도 있다. 국민연금 수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실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공약집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274명 정년퇴직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4년간 2000여 명이 정년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퇴직 예상 인원은 2022년 478명, 2023년 513명, 2024년 588명, 2025년 401명이다.
 
정년연장 외에도 퇴직자를 위한 지원센터 신설, 퇴직 후 생계 안정화 프로그램 제공, 귀농ㆍ귀촌 등 퇴직예정자를 위한 프로그램 교육시설 연계, 의료ㆍ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퇴직자 평생사원증 등 공약도 눈에 띈다.
 
한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제27대 임원선거 1차 투표는 11월 29~30일 이틀간 진행된다. 전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며, 5개 후보조가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바로 당선자가 결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개표는 11월 30일 바로 진행된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재 기자 http://www.daesangllf.co.kr/bbs/write.php?bo_table=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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