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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KBS 드라마 <미남당> 스태프 ‘호소’] “5개월여 만에 5킬로 빠져, 식사시간 요구하니 계약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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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6-17 09:32 

지난해 말부터 KBS 드라마 <미남당> 제작 현장에서 일한 스태프 A(32)씨는 5개월여 만에 몸무게가 5킬로그램가량 빠졌다.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진 촬영 스케줄로 제때 끼니를 챙겨 먹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오후 2시에 ‘아점’을 먹고 오후 5시, 세 시간 만에 저녁을 먹는 날도 있었다. 장시간 촬영 이후 경기도 외곽에 위치한 촬영지에서 집에 가려면 2시간 넘게 운전을 해야 했다.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기억도 여러 번이다. 제작사측에 식사시간·휴게시간만이라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자 A씨는 지난달 말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

이달 말 방영예정인 KBS 드라마 <미남당>의 방송 시작일이 열흘 남짓 남은 가운데,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한 스태프들에 대한 ‘집단해고’ 사태 해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에 해당 제작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노동부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다.

6개월 중 17주나 ‘주 52시간’ 초과

16일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KBS와 <미남당> 제작사 피플스토리컴퍼니·몬스터유니온은 ‘집단해고’와 노동시간단축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기영 지부장은 “피플스토리컴퍼니측은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해 쳇바퀴 돌듯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부는 KBS와 OTT 넷플릭스코리아·콘텐츠웨이브에도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이달 27일 KBS에서 방송예정인 <미남당>은 지난달 말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한 10여명의 스태프들을 일괄 계약종료했다. 지부는 메인제작사 피플스토리컴퍼니에 1주간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연장근로를 하게 해 달라는, 즉 근로기준법 53조를 준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제작사측은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노사협의를 거부하고 10여명의 스태프에게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지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미남당> 스태프들은 약 6개월간 1주 연장근로를 12시간 초과한 경우가 17주였고, 5월 셋째주에는 17일~20일 4일 내내 13시간씩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지난해 8월에 낸 ‘근로시간 제도의 이해’ 자료를 보면 ‘1일 15시간씩 3일 근무한 경우’에 대해 “1주 총 근로시간이 52시간 이내라도 1일 법정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한 시간은 연장근로이며 1주일에 12시간을 초과한 법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제작사가 이렇게 무리하게 촬영일정을 잡는 것은 결국 비용 때문이다. 김기영 지부장은 “18부작 방송을 하려면 보통 150~160회차 촬영을 해야 하는데 방송사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120회차만 계약을 해준다”며 “제작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촬영회차를 줄이려 하고, 스태프에게도 회차별 일당을 지급하는 만큼 하루 최대 근로를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해고 뒤에도 여전히 ‘장시간 노동’
“과로 반복되면 사고재해 위험도 커져”

‘집단해고’ 사태뿐만 아니라 <미남당> 제작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제작사측은 7일 공식입장문에서 “계약서 내용대로 주 52시간을 준수하며 촬영을 진행했다”며 “대부분의 스태프는 기존 계약 내용과 동일조건으로 계약기간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 52시간’을 지켜서 문제될 게 없고, 남은 제작 기간도 기존의 노동조건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A씨는 “남은 동료들에 따르면 식사시간 정도만 지키려고 하고 (나머지는) 똑같은 강도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과로가 반복될수록 사고재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0여개 전문가·연구자 단체 등이 모인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연구결과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늘어날수록 노동자가 사고로 다치거나 우울·불안 등의 심리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끝없는 근로시간 연장과 스태프들의 만성 수면부족으로 <미남당> 제작 현장은 언제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업장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스태프들은 언제 다칠지 모르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지부는 17일 서울 마포구 노동부 서울서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남당> 제작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지부는 지난해 9월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을 제작한 몬스터유니온·피플스토리컴퍼니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노동부에 고발한 바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어고은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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