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무직 노동조합이 근로시간 면제 한도(타임오프) 배분을 두고 곤혹을 겪고 있다. 생산직 노동조합은 총 조합원 수가 늘었으니 회사와 타임오프 한도 확대를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사무직 노조도 이에 응했지만 조합원 증명 문제에 부딪혔다. 사무직 노조는 노동조합 간 협의와는 별개로 회사가 타임오프를 부여하지 않는 게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동조합 간 타임오프 배분을 놓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는 2018년 9월 설립됐지만 그동안 타임오프 배분을 받지 못했다. SK하이닉스에는 지회 외에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 이천노동조합과 청주노동조합이 있다. 기존에는 두 노동조합이 조합원 수에 따라 타임오프를 나눠 사용했는데 지회가 설립이 된 후에도 타임오프를 다시 배분하지 않은 것이다. 

SK하이닉스의 타임오프 한도는 총 3만800시간이다. 이천노동조합 전임자는 9.5명, 청주노동조합 전임자는 6.5명이다. 

두 노동조합은 현재 한도 내에서 다시 분배하기 보다 조합원 수가 늘었으니 타임오프 한도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지회 소속 조합원 수는 1800여 명으로 세 노조를 합산하면 전체 조합원은 1만5075명이다. 세 노조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규정한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10%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고 보고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기로 했다. 

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조합원 1만5000여 명 기준 타임오프 한도는 3만9600시간이고 지역분포별 가중치 10%가 부여될 경우 3만9600시간이 된다. 

지회는 지난달 26일 이천노동조합, 청주노동조합과 교섭 요구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지회는 조합원 수를 증명하기 위해 조합비 납부 시스템으로 조합원 수를 직접 확인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천노동조합 측에서 입장 변화가 있었다. 지회가 직접 총 조합원 수가 1만5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회사에 직접 입증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천노동조합은 특별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전에 지회가 회사에 조합원 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회는 난색을 표했다. 기존 한도 내에서 전임자 배분도 안 되고 있는데 한도를 확대하는 것도 난항을 겪게 된 상황이다.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면 되지만 조합원의 반대가 있어 곤란한 상황이다. 

지회는 소식지에서 "마지막인 심정으로 조합비 납부시스템까지 확인시켜줬지만 이제 와서 협의 결과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지회에 전임자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세 노조는 이달 29일 대표자 회의를 열고 특별 교섭 진행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지회는 이 문제에 회사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타임오프 배분 문제를 노조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제기했지만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회는 이번 주 안으로 지노위 판정문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한 후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지예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gopage=&bi_pidx=33453&sPrm=in_cate$$108@@in_cate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