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반복되는 분쟁...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거절, 실무상 유의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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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1-08 09:17대법원이 최근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기간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종료할 때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놨다. 인사노무 업계는 유사 분쟁 가능성이 이번 판결로 해소됐다고 본다. 현장 전문가들은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 과정에서 분쟁이 적지 않은 만큼 사전 통지ㆍ갱신주기 검토 등을 통해 관련 분쟁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8일 <노동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노무 업계는 최근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공동주택 관리업체 청원종합관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 측 상고를 기각했다.
청원종합관리는 아파트 경비원 2명과 근로계약을 1~6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했다. 하지만 이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임의로 순찰을 단축한 사실이 확인되자 근무평가를 거쳐 근로계약을 종료했다.
인사노무 업계 '안도'...유사 분쟁 가능성 사라져
1심은 아파트 경비원들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면서도 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2심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나아가 2심 재판부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료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심은 "갱신기대권 침해는 부당해고인 만큼 근로기준법이 정한대로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 통지해야 한다"는 아파트 경비원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근로자 보호 필요성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는 해고보다 보호 필요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와 사용자 간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 해고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예외적인 경우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중노위가 갱신기대권이 있는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보고 무리한 판정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사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해소된 것이기도 하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료할 경우 혹시라도 있을 분쟁을 막기 위해 근로계약 종료를 서면으로 통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이번 판결로 기간제 근로계약 관계에서 서면 통지 여부를 놓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본다.
갱신 거절 실무상 유의점은?...사전 통보, 근무평가 등 꼽아
현장 전문가들은 분쟁을 예방하려면 갑작스럽게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관련 분쟁을 겪는 사업장들 중에는 근로자가 제대로 일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계약기간 만료 직전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는 곳이 상당 수 존재한다. 이 경우 계약종료 통보를 받은 근로자는 회사에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
임종호 노무법인 유앤 노무사는 "많은 회사들이 계약종료 통보를 미리 하면 근로자가 일을 열심히 안하고 불만을 토로할까봐 직전에 알려주곤 한다"며 "분쟁을 막으려면 근로자가 다른 직장을 찾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최소한 한 달 전에 계약종료 통보를 하고 근로자를 위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갱신주기도 살펴야 한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6개월 단위로 1~2회 정도 연장하는 선에서는 갱신기대권이 형성되지 않는다. 근로계약을 종료하더라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같은 단위로 3~4회차에 걸쳐 근로계약이 갱신되면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근로계약 종료 과정에서 분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대표노무사는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2번 이상 갱신될 때는 가급적 근로자에게 왜 갱신되지 않는지 설명하고 인사평가서도 같이 첨부해야 근로자도 수긍하고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며 "분쟁을 예방하고 조율하는 것이 인사부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근무평가를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면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정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해 근무평가 성적을 고의적으로 최하 등급을 부여할 경우 분쟁에 휩싸일 수 있다.
임 노무사는 "2년간 근무한 근로자의 첫 1년간 평가성적이 '중상'이었는데 마지막 6개월에 이르러서 최하 등급으로 깔아버리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을 위해 일부러 점수를 낮게 줬다는 의심을 사고 평가 효력이 부인된다"며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4&gopage=&bi_pidx=33388&sPrm=in_cate$$104@@in_cate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