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자신의 뜻대로 운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대리운전 기사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42부(재판장 마은혁)은 최근 전직 대리운전 기사 A씨가 자신과 계약관계를 해지한 소개 업체 B사를 상대로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A씨에게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B사와 계약을 맺고 대리운전을 하던 A씨는 지난 2019년 같은 회사 다른 대리운전 기사로부터 업무를 넘겨받아 대신 운전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사는 계약서 ‘(대리 기사) 준수 사항’에 대리 기사끼리 주문을 양도하거나 소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점을 들어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서면에 의한 해고 통지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대한 적법한 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사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위탁 계약에 따르면) 기사가 (업체로부터 소개받은) 주문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고, 일정한 근무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 B사에 별도 보고 없이 퇴근할 수 있었다”며 “A씨가 (B사에) 종속적인 관계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권순완기자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1/10/26/3BXMVAKYWRHI5GPBFIYYL6LQ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