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배민 B마트 물류센터 ‘산재 포기 동의서’ 강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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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10-08 09:24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B마트’ 물류센터 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업무상 재해에 따른 산재보상과 4대 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내용의 별도 동의서 작성을 강요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류호정 의원 물류센터 노동자가 쓴 동의서 공개
“4대 보험 권한 및 산재사고의 보상을 포기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7일 배달의민족 B마트 물류센터 ㅈ파견업체가 노동자에게 작성하도록 한 동의서를 공개했다. 동의서 내용을 보면 “본인 ○○○은 근로기준법상 4대 보험 가입을 원칙으로 하지만 4대 보험료에 따른 급여 차감분이 부담돼 납입을 원치 않아 4대 보험료를 차감하지 않고 본사에서는 4대 보험을 본인 부탁대로 가입하지 않으며 단 소득세 3%, 주민세 0.3%, 총급여의 3.3% 차감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회피를 위해 사업소득세를 뗀 것으로 보인다. 또한 “4대 보험 권한 및 산재사고의 보상을 포기함과 동시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ㅈ업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우아한형제들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물류센터 1곳, ‘다크스토어’로 부르는 지역별 거점 37곳이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B마트 물류센터를 A용역업체에 도급을 주고, A업체는 다시 파견업체인 B업체에서 인력을 공급받는 형태로 운영한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에 따르면 우아한청년들은 비정규직 비중이 86%인 사업장이다. 기간제 노동자 837명,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 158명, 도급·용역·파견 등 소속 외 노동자 194명으로 공시돼 있다.
산재보상 포기를 비롯해 4대 보험 가입 여부는 노동자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명백한 위법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은 노동자를 당연 가입대상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재보험법에는 노동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해고 또는 불이익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대 보험 가입도 마찬가지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에 관한 최저기준을 정한 법으로 이 기준보다 불리한 근로계약은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무효가 된다. 고용노동부는 류호정 의원실에 “강행법규 위반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는 그 효력은 인정받기 어렵지만 이에 대한 법적 제재수단 등은 해당 개별 법령의 해석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법·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4대 보험 미가입시 사업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미가입 과태료는 국민연금이 50만원 이하, 건강보험이 500만원 이하, 고용보험·산재보험이 300만원 이하다.
류호정 의원은 “우아한청년들이 노동관계법상 사용자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는 과정에서 파생된 문제”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여기서 일하다가 사고가 나면 우리 회사 직원 아니니까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며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노위도 국정감사 증인 채택
김범준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리는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환노위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사거리에서 화물차에 치여 시망한 라이더 산재 인정 여부가 다뤄질 예정이다. 라이더노동자 처우와 플랫폼 수수료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날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참고인으로 참석한다. 플랫폼 노동자 처우 관련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달노동자의 근무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한 번에 한 건, 45분 안에 음식을 배달해 준다는 ‘배민1’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전과 달리 배달노동자가 여러 배달주문을 한 번에 수락하기 불가능해지면서 ‘한 번에 한 건’ 배달이 강제됐다. 수익이 줄고 노동시간이 길어졌다.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3월 배달노동자 12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가 ‘배민1’으로 통합된 ‘번쩍배달’ 도입 이후 수입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선릉역 라이더도 배민1 서비스로 접수된 주문을 처리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박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금액이 변화하는 알고리즘 문제, 현장에서 노동자 산재은폐 현실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플랫폼이 라이더노동자 근무환경을 일방적으로 변화시키고, 배차 알고리즘 등을 통해 근무환경을 강제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수료 문제도 따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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