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별 담당 임원이 업적급을 조정하는 SK하이닉스의 셀프디자인 제도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수지원 민사2단독 김수정 판사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SK하이닉스기술사무지회 조합원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처음으로 새로운 인사시스템인 셀프디자인 제도를 도입했다. 조직별 임원의 성과에 따라 업적급 적용률이 정해지는 제도다.
 
지회는 셀프디자인 제도가 구성원들에게 불이익한 제도임에도 회사가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도입한 제도고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해 셀프디자인 제도에 대해 설명했는데 여기에는 커미트먼트(Commitment)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사전적 의미는 약속 또는 헌신이다. 구성원 사이에서는 커미트먼트가 동의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나 거부하는 선택지는 없었다. 서약을 하지 않는다면 팀장들이 재촉하기도 했다. 지회는 이 절차를 동의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건에서 주요 쟁점은 셀프디자인 제도가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면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는지가 됐다.
 
그러나 이 사안은 이미 노동청에서 무혐의로 결론난 바 있다. 노동청은 불이익 변경이라고는 봤지만 동의 절차는 적법했다고 인정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재판 과정에서 노동청 판단을 강조했다. 법원도 노동청과 같은 판단을 내놨다.
 
소송에 참여했던 지회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예상은 했지만, 부당함을 일삼아 온 회사의 관행을 눈감아준 재판부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동의를 동의라 하지 못했던 회사였기에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 결국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거가 명백하다고 생각하기에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회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은 후 항소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지예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gopage=&bi_pidx=34451&sPrm=in_cate$$108@@in_cate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