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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사업장 내 휴대폰 사용 금지한 쿠팡...노동법 위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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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9-09 09:30 

사업장에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할 수 있을까. 최근 쿠팡 물류센터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를 전면 금지한다면 헌법상 통신의 자유 침해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규정을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쿠팡 측은 휴대전화를 전면 금지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작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는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목소리도 있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쿠팡이 물류센터에 휴대전화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가 과도한 인권침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로 부모님이나 아이가 아픈 상황에서 적절한 연락을 취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난 덕펑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최초발견자가 휴대전화가 없어 즉각 신고하지 못했다고 지적도 나왔다.
 
공공운수노조는 "휴대폰은 현대인의 중요한 연락 수단으로 사고가 났을 때나 중요한 소식을 전달받을 때 꼭 필요한 물품이지만 쿠팡에서는 금지 품목"이라며 휴대전화 반입 금지 철회를 요구했다.
 
휴대전화 '전면'금지, 법적 문제될 수 있다
 
휴대전화 반입 금지 규정은 헌법상 통신권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이와 유사한 권고를 내렸다. 인권위는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조례 시간에 수거해 종례시간에 돌려주는 학생생활규정이 헌법상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학생생활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조연민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휴대전화를 어떤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통신의 자유 침해"라며 "인권위 권고는 학교사례지만 사업장 노사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사업주가 근로자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공공운수노조도 인권 침해라는 주장을 했을 뿐 쿠팡의 조치가 법률 위반이라는 주장을 펼치지는 않았다.
 
다만 조 변호사는 휴대전화 반입 금지가 경우에 따라 근로기준법 위반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조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을 준 것을 인정하려면 휴게시간에는 사용자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휴대전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휴게시간에도 휴대전화를 전면 금지한다면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휴식시간을 온전히 부여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면 인권위 결정과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쿠팡 관계자는 "물류센터 내 휴대전화 반입 금지는 사실과 다르다"며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들은 개인 사물함에 개인 휴대전화를 보관해 점심시간 등 휴게시간에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오는 긴급한 전화의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내용이 즉시 전달되고 있고 작업 중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도 관리자를 통해 즉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노동조합 측은 휴게시간에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더라도 작업공간과 거리가 멀어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전면 금지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이용이 어렵다는 주장이지만 이는 앞선 인권위 권고와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휴대전화 금지, 산업안전 위협?..."휴대전화가 안전 저해"
 
쿠팡과 공공운수노조 입장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나뉘는 대목은 산업안전 문제다. 공공운수노조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를 예로 들면서 휴대전화가 없으면 위험한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쿠팡 측은 휴대전화 반입 금지가 오히려 산업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쿠팡 관계자는 "컨베이어벨트와 지게차 등이 돌아가는 작업공간과 근무시간에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는 게 산업안전을 저해하는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게 산업안전을 저해하는지를 놓고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조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유해요소나 위험 발생에 대해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쿠팡은 전기ㆍ전열장치, 물건, 기구가 많아 다칠 소지가 있다"며 "그럴 때 휴대전화가 없어 오히려 제대로 된 예방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덕평 화재 때도 쿠팡 노동자 분이 불이 날 것 같은 걸 보고 신고를 못한 일이 있었다"며 "인과관계는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소방대장님이 돌아가셨는데 그런 조치가 늦어져 산업안전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면 산안법이 규정하고 있는 안전조치 또는 보건조치 의무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사업주 안전보건의무를 위반한다는 건 근거가 없다"며 "사고가 난 경우에도 휴대전화만 신고 수단인 게 아니라 관리자, 안전보건부서, 소방 담당자 등에게 이야기할 수 있고 유선긴급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작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면 사고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류센터와 같이 지게차나 트럭이 오가는 환경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게차 운전자가 휴대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난 사례도 있고 한 건설현장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현장소장이 후진하는 롤러에 치여 사망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쿠팡에서도 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게차가 후진하다 사고가 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업장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유사한 조치를 취하는 사례가 있다. 다만 작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정도일 뿐 휴게실이 아닌 공간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정도는 아니다.
 
정 교수는 "근로자의 권리를 제약할 수 없는 권리인양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고 근로자의 권리와 안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이지예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4&gopage=&bi_pidx=33080&sPrm=in_cate$$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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