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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양경수 위원장 구속, 노정관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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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9-03 09:31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노정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민주노총에 경찰력을 투입한 데 대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월20일 민주노총 총파업도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새벽 5시에 민주노총 급습한 경찰

서울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2일 오전 5시30분께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에 경찰 1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사무실이 위치한 10~16층 로비와 계단을 점거했다. 경찰은 40분간 수색 끝에 14층 사무실에서 양경수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온 양 위원장은 “10월 총파업 준비를 열심히 해 달라”며 호송차에 올랐다. 민주노총 간부들이 항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7·3 전국노동자대회를 비롯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민주노총이 주최한 집회와 관련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일반교통방해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6일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양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위원장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위원장 업무를 수행했다. 경찰은 18일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양 위원장측이 수색영장을 요구하면서 무산됐다.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

민주노총은 구속영장 집행 직후 ‘문재인 정권의 전쟁 선포’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탄압에는 강력한 총파업 투쟁으로 되갚아 줄 것”이라며 “과거 어느 정권도 노동자의 분노를 넘어 좋은 결과로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하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간부 1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양 위원장이 수감된 종로경찰서를 찾아 “양경수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문재인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명령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경향신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사무실을 폭력 침탈해 위원장을 강제로 연행한 것은 역대 어느 정권도 하지 않은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은 역대급 사기극으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다”며 “민주노총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택근 수석부위원장과 전종덕 사무총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 8명이 삭발했다.

양 위원장은 호소문을 내고 “불평등 세상을 바꾸자는 결심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110만이 앞장서서 전체 노동자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10월20일 총파업 투쟁으로 모으자”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8년 전 “왜 이리 강경하냐”던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12월 김명환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한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왜 이리도 강경하냐”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면서 “대화와 협상이 먼저여야지 공권력이 먼저여서는 안 된다”며 “공권력 투입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정부의 소통과 대화 능력 부족을 보여줄 뿐”이라며 “물리력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것도 보건의료노조가 극적인 타결을 본 것처럼 양자 간에 활발하게 협상해서 원만한 해결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 정부와 청와대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기 초부터 노사정 대화에 주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질문에는 “노사정 간 원만한 협의와 합의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10월20일 총파업투쟁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민주노총과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라는 정부가 ‘강 대 강’으로 맞붙을 가능성도 높다.

14일 서울지하철을 포함한 전국 6개 지하철 노조가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한국가스공사 비정규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이행하라며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도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00일 투쟁을 시작했다. 돌봄노동자들은 처우와 고용 문제를 해결하라며 노정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3일 확대간부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총파업을 준비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신훈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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