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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파리바게뜨 부당노동행위 논란] 퇴직 앞둔 조합원에 “노조 탈퇴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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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8-10 11:12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이 세간을 달궜다. 제조업에서 발생하던 불법파견 논란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발생한 것은 드문 일이었고, 직접고용 대상 규모만 5천명이 넘으면서다. 노·사를 포함한 이해관계 당사자들은 이듬해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노·사 상생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4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피비파트너즈에서 노·사 상생이란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빵기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고, 불법파견 문제를 최초 제기했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수는 최근 반쪽으로 쪼그라 들었다.

지회는 조합원 급감 배후에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있다고 본다. 이달 1일 피비파트너즈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고소했고,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전국 각지에서 피비파트너즈의 압수수색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9일 <매일노동뉴스>가 피비파트너즈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살펴봤다.

부당노동행위 의혹 불 지핀 중간관리자 폭로

피비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있었고, 올해 4월에도 지회는 사측의 노조 파괴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달 1일 사측이 피비파트너즈 출범 3년을 맞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완료했다는 선포식을 연 직후이자, 조합원 집단 탈퇴가 시작된 지 한 달 후다. 당시 지회는 회사 관리자가 휴직 중인 기사에게 민주노총 탈퇴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례는 지난 5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 사유 중 하나에 포함됐다. 경기지노위는 지난달 23일 파리바게뜨지회가 제기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 사건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일부 인정했다. 판정문은 아직 송달되지 않았다. 복수노조 상황에서 단체협약에 유니언숍을 명시한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최근 퇴사한 현장 관리자(BMC) A씨의 증언은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힘을 보탰다. A씨는 “3~4월께 갑자기 OOO이사(본부장)님이 BMC들한테 민주노총 가입자들에게 가서 탈퇴를 시켜 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탈퇴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했다. 민주노총을 탈퇴시키고 다른 노조에 가입시키면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을 줬다는 것이다.

A씨는 “(관리 대상 직원 중) 민주노총이 가입이 많이 돼 있는 BMC는 계속 불려가서 본부장과 1대1 면담을 한다”며 “민주노총을 0%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진급은 물론 피비파트너즈 재입사 과정에서도 차별을 받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민주노총 소속 기사를 지원기사(상위직급)로 올리면 제조장한테 그 BMC는 죽는다”며 “민주노총에 있다가 퇴사한 경우, 재입사가 100% 안 된다”고 말했다.

일이 힘들어 그만두려는데 “노조 탈퇴해 줘?”

지회 조합원들도 해당 중간관리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지회에 잇따라 내놓았다. 제빵기사인 B씨는 지난 3월30일 근무 중 담당 BMC가 찾아와 ‘이번에 새로 바뀐 본부장이 민노(민주노총) 가입한 기사들 찾아가서 탈퇴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라 했다. 나도 이런 말 하기 싫은데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업무가 고돼 퇴사를 결정한 조합원에게 노조탈퇴서 작성을 부탁했다는 증언도 있다. 지난 5월 당시 지회 조합원이었던 C씨는 “퇴직서 날짜 조율을 위해 담당인 OOO BMC랑 통화하던 중 ‘민감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민주노총 탈퇴서에 사인을 해 줄 수 있겠느냐’고 여러차례 물어보며 탈퇴서에 싸인해 주기를 원하셨다”며 “몸이 힘들어 퇴사를 결심하고 퇴직 이야기를 하는데 굳이 탈퇴서를 이야기하는 이유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지회 조합원 D씨는 “BMC가 민주노총을 탈퇴해야 진급도 하고 지원기사(상위직급)도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진짜인지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D씨는 “그동안 BMC와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며 “그러나 BMC가 진급을 이야기하면서 노조탈퇴를 요구 했고, 지금도 제가 노조탈퇴를 하지 않아 영영 지원기사를 못하는 것 아닐까 불안하다”고 증언했다.

지회 조합원은 지난 3월 740여명이었지만 네 달 새 400명 넘게 줄었다. 지회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배경이다.

실제 직속상사인 현장관리자의 압박이 조합원 탈퇴에 영향을 미쳤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에서도 드러난다. 지회 조합원이었던 이들은 “계장님이 조용히 파바(파리바게뜨) 생활하고 싶지 않냐고 하시면서 노조탈퇴하라고 하셔서…. 눈치가 보여서 탈퇴했다”거나 “제조장이 전화 오고 계속 일할 생각이냐는 등 부탁한다고 하셔서 탈퇴했다”고 지회 관계자에게 전했다. 상사의 노조탈퇴 권유가 압박으로 다가와 탈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청된다. 피비파트너즈 직급은 본부장-제조장-BMC/FMC(중간 관리자)-지원조장-지원기사-제빵·카페기사 순이다. 제조장부터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지회가 확보한 조합원 E씨와 제조장 ㄱ씨의 통화 내용을 보면, ‘관리하는 제빵기사 중 민주노총 소속 비율이 높으면 상사가 혼을 내기도 하느냐’는 취지의 E씨 질문에 ㄱ씨는 “우리 이사님은 안 그래, 여기 본부장님은 그렇지는 않아”라면서도 “다른 데는 그런 것 같기도 해”라고 말했다.

“수사로 부당노동행위 증거 찾아라”

화섬식품노조는 “회사 경영진의 지시와 주도로 중간관리자가 실행한 민주노총 말살 행위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며 “제보자 증언을 통해 부당노동행위라는 불법행위를 특정했다면 이에 대한 직접 증거는 고용노동부 등 수사기관이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일 노조는 피비파트너즈 황재복 대표이사와 본부장(이사), 제조장 등을 성남지청에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또 회사 자금을 사용해 노조탈퇴를 종용한 의혹에 대해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동부와 경찰은 최근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유명환 공인노무사(법무법인 오월)는 “부당노동행위 입증책임은 근로자나 노조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탈퇴를 말하는 녹취록이 있지 않고서는 회사가 대부분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노무사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목격하고 경험한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근거로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노동부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는 SPC그룹쪽에 관련한 사실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화섬식품노조는 청와대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앞에서 피비파트너즈 압수수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강예슬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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