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활동지원사)와 같은 필수노동자들이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 중 63%가 관공서 공휴일을 무급 휴가로 보냈다. 절반 가량의 활동지원사들이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했으면서도 가산수당을 받지 못했다. 필수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의 일관성 없는 행정해석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재가요양지부와 전국활동지원사지부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양보호사들의 공휴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달 요양보호사 530명(응답자 132명, 유선조사)과 활동지원사 960명(응답자 314명, 모바일조사)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김정아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은 "공휴일 임금에 대한 질문에 공휴일을 쉬었지만 무급이었다는 (요양보호사들의) 응답이 63%로 절반을 넘었다"면서 "근무일정에서 일부러 공휴일을 빼고 급여도 주지 않은 재가 센터가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30인 이상 사업장의 관공서 공휴일은 유급으로 보장해야 하지만 조사에 응한 요양보호사의 69%는 공휴일 근무를 하고도 가산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활동지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관공서 공휴일에 근무할 경우 가산수당을 받고 있느냐는 항목에 일요일 근무할 때처럼 150%만 받는다는 답변이 43.6%로 집계됐다.

가산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15%로 나타났다. 25.5%는 '받고 있는지 안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활동지원사는 답변서에 "기존 일요일 근무처럼 똑같이 한다. 제공 기록지에도 똑같이 기재하고 결재도 당일에 한다"고 적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들과 장애인활동사들도 공휴일에 유급휴일을 받아야 하고, 근무를 할 경우 가산수당을 받아야 한다.

앞서 노동부는 휴무일 등 애초부터 근로제공이 예정돼 있지 않은 날이 관공서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해당 일을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행정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사용자가 관공서의 공휴일을 '휴무일' 등으로 지정해버리면 이를 무급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박소영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근로기준법 제55조는 강행규정이고, 약정으로 강행규정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이 근로기준법이라는 강행규정이 정한 사항을 약정으로 무력화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부 행정해석이 기존 입장과도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동안 무급휴일이라도 법정 유급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해당일을 유급으로 처리하라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었는데 이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박 노무사는 "노동부는 2011년 행정해석에서 법정 유급휴일인 근로자의 날이 무급과 겹칠 경우 이날을 유급으로 처리하라고 명확히 해석했지만 최근 행정해석에서는 무급으로 처리해도 무방하다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놨다"고 했다.

이들은 편법을 일삼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특별근로감독도 촉구했다.
 
2013년부터 요양보호사일을 하고 있는 A 씨는 이날 "지금 일하고 있는 센터 3군데는 모두 30명 이상 사업장으로 올해 관공서 공휴일 유급적용이 당연히 돼야 하는 곳들이지만, 휴일을 유급으로 적용해준 센터는 딱 한군데일 뿐"이라며 "편법과 위법을 못하게 노동부가 책임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서울고용노동청에 노동부 담당부서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요청서도 제출했다. 김정아 국장은 "지청에서 본청으로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며 "행정해석이 잘못됐다는 걸 노동부가 인정하고 철회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박소망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gopage=&bi_pidx=32759&sPrm=in_cate$$108@@in_cate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