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노무법인

커뮤니티

[기사] 택배노조, "파업 2,000명 참여ㆍ시기는 미정...대책 먼저 기다린다"

페이지 정보

대상노무법인  21-05-10 12:14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총파업을 가결했다. 다만 파업에 바로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택배사의 대책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또 파업을 진행하더라도 부분 파업으로 일부 물량만 배송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택배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총파업 투쟁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6일 총파업 돌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체 투표권자 수 5835명 중 5298이 투표했고 찬성 4078명, 반대 1151명으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택배노조, 왜 파업하나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고덕 그라시움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 넘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저희들은 그동안 이 문제는 택배사들이 책임져야 하고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행정조치를 취할것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은 10여차례, 촛불집회 20일 등 노조가 할수있는 것들은 다 하면서 책임을 촉구해왔는데 요지부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를 정말 분노하게 하는건 전국 400여 개 아파트 단지에서 3000명 이상이 저탑차량으로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씨제이 대한통운 입장은 기사와 입주민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파업은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사태 해결을 위한 것이다. 지난달 해당 아파트가 차량 지상출입을 전면 금지하자, 택배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지상출입이 금지되면 지하 주차장으로만 출입해야 하는데 주차장 높이가 낮아 저상 차량으로 개조해야 하는 것. 저상 차랑으로 변경하게 되면 택배기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근골격계질환 유발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기존 차량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손수레를 이용해 물건을 옮겨야 한다.

택배노조는 대응책으로 해당 아파트에 대해 문앞 배송을 중단하고 단지 앞 배송을 실시했지만 시행 이틀 만에 일부 입주민들의 폭언에 부딪혀 문앞 배송을 재개했다. 그 대신 아파트 앞에서 농성을 이어나갔다.

노조는 택배사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차량 지상 출입 금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씨제이 대한통운과 협의했다는 내용을 밝힌 것, 이에 노조는 지난달 29일 강신호 씨제이 대한통운 대표이사와 해당 지역 대리점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저상차량이 택배기사에게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동시에 씨제이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아파트의 조치에 대해 문앞 배송 중단, 농성, 고발 등 각종 대응을 했으나 아직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택배노조의 파업전술...국민 부담 최소화, 택배사 부담 최대화
다만 이번 파업을 두고 그 명분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한 아파트에서 불거진 사태로 다른 국민들까지 피해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노조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조합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일부 나왔다. 이번 총파업 찬성률은 77%로 다수가 동의했으나 나머지 23% 중에서는 파업을 반대하거나 좀 더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총 파업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택배사 부담은 최대화 할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파업 시기는 미정이다. 택배노조가 사전에 밝힌 파업 시기는 오는 11일이었다. 그러나 택배노조 중앙집행위원회는  파업 시기를 위원장이 직접 정하도록 결정했다. 바로 파업에 돌입할 게 아니라 택배사가 구체적 해법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것. 특히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택배사에게 전면 대책을 촉구하고 있고 정부가 중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파업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위원장이 직접 파업 시기를 판단한다.

파업은 부분 파업으로 생물 택배 위주로 진행된다. 진경호 위원장은 "부분파업으로 진행하며 택배물량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 생물 위주로 배송을 거부하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택배는 당일 배송이 원칙이기 때문에 택배사 느끼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택배 표준약관에 어긋나는 택배도 거부한다. 정해진 규격보다 커서 택배가 아닌 화물로 분류되는 물건, 여러개 택배를 묶어 합포장한 택배, 계약운임과 실제 택배비가 달라 배송의무가 없는 물건도 모두 배송 거부할 예정이다. 택배노조는 이에 해당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업 참가 인원은 2000여명이다. 총 조합원은 6404명이지만 단체협약을 체결해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택배 조합원이나 아직 조정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은 조합원들은 제외된다. 따라서 파업은 노동위원회 쟁의절차를 완료한 2,000명 정도만 참여한다.

진경호 위원장은 "대부분 조합원이 저탑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있으나 높은 찬성률이 나온 것은 동료 기사가 힘든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택배사에 대한 분노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택배노조, "고용노동부 직무유기다" ...안경덕 신임 장관 대책 낼까

진경호 위원장은 "노동부 직무유기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 집행기관으로서 저탑차량 운행중지 명령을 내려서 질환을 예방해야 하는데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택배노조는 이번 사태가 촉발된 이후로 끊임없이 노동부가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탑차량이 근골격계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리라는 것이다. 

노동부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안경덕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고덕 그라시움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그는 "저상차량이 근골격계 질환 유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진경호 위원장은 "노동부가 이 문제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방치해 왔다는 것을 신임 장관 발언에서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중재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택배노조가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를 제안했고, 정부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정해진 안건이 있으니 따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의체가 새로 생기거나 논의가 시작된 수준은 아니다.  

대표전화
02-575-2874
주말·공휴일·휴무일 전화상담 가능
오시는 길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431
SK HUB B/D 409호, 410호
(선릉역 3번 출구 앞1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