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로우리스크 창업 인기… 2030도 “나홀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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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4-30 15:55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로우리스크 창업(low risk)'이 인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예비 창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소규모 자본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무인점포, 온라인 창업, 1인창업이 대표적인 예다.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국가의 창업제도 혜택을 활용하거나, 온라인 창업을 미리 수강하는 등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물밑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최근 청년들이 취업 대신 진입장벽이 낮은 로우리스크 창업에 뛰어들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 또한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창업 교육, 무인창업 붐... 코로나19로 바뀐 풍경
최근 신규 온라인점포를 여는 창업가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늘었고,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임대비나 인건비의 부담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창업가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여서다. 비용 절감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온라인 창업 교육 수요 증가에서 그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쇼핑몰 창업 교육업체 '나우앤' 관계자는 "비대면 비즈니스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한 고객들의 온라인 교육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올 가을부터 이런 온라인 교육의 열기를 힘입어 오프라인 교육생들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교육 수요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쇼핑몰을 직접 런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온라인 매장 중 하나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경우, 2019년 1분기에 비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분기 신규 네이버 스토어 가입자 수는 23%가량이나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가입 숫자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잠재 고객들의 문의도 활발하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달에 약 3000여명 정도 되던 네이버 온라인 판매자 수가 최근엔 2~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해주기도 했다.
무인점포도 떠오르는 창업 아이템이다. 특히 야간영업이 가능한 업종들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무인 빨래방이다. 이달 말에 열린 부산벡스코 창업박람회에 참가했던 나경진 워시팡팡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창업 박람회의 관람객 자체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오히려 가계약은 지난해보다 절반이상 늘었다"면서 "코로나19로 빨래방은 압도적으로 지지기반이 좋아졌다. 10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는 다른 점포들과 달리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예비 창업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를 '스텔스 창업'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적의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스텔스 창업은 직장인이나 대학생 등이 본업 대신에 소득을 얻기 위해서 비밀스럽게 뒤에서 창업을 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 부족 및 미래 불안정이라는 문제에 부닥치는 사람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창업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 대표는 "부업형태로 사업을 시작해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최근 30대 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2030도 "로우리스크 창업"... 전문가들은 '우려'
"코로나19로 소프트웨어 등 비대면 서비스 창업이 인기를 누리고 있고, 주위에서도 하이리턴(high return:위험이 높은만큼 수익이 높은 것)보다는 로우리스크 창업을 선호하는거 같다"
교환 여행 플랫폼 '인더오핑' 창업자인 고병국 대표는 최근 젊은 창업자들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까지 동국대학교에서 재학하며 스타트업을 일군 새내기 창업주다. 고 대표는 "학교에서 사무공간을 지원받아 임대료를 줄이거나 국가에서 창업가들을 위한 정책을 이용해 혜택을 받는 등 작은 리스크라도 더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밝혔다.
종업원 없는 '나홀로 1인 창업'도 마찬가지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3월호에 실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15~29세 청년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 2월 작년 동월보다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도 올해 2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06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1%(4만5,000명)이 늘어났다. 취업 대신 종업원이 없는 로우리스크 창업에 청년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기대감에 찬 현장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로우리스크 창업 증가를 우려한다. 섣부른 창업으로 자칫하다간 실패할 수도 있고, 이후 다시 사회에 재진입하기에 어려운 경제 구조 때문이다.
정초원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정책연구원은 "(질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재 상황속에서) 고용되지 않고 소득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창업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본과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 창업 중에서 리스크가 가장 적은 1인 자영업자로 창업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1인 자영업은 진입이 쉬운 반면,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따라서 청년들이 창업에 실패하고 노동시장의 재진입을 시도하게 되었을 때, 신규노동시장 진입자들에 비해 나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세정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 전임연구원 또한 청년들의 나홀로 창업에 대해 염려의 시선을 보냈다. 박 연구원은 "문제는 1인 자영업이 장시간 노동 등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고용형태 지속성이 불안정해 실업에도 취약하다는 것"이라면서 "근로 생애 초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진입하지 못하고 영세 자영업으로 시작되게 될 경우 향후에도 사회 진입시기를 놓치거나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박소망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4&gopage=&bi_pidx=32324&sPrm=in_cate$$104@@in_cate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