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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화섬식품노조, SPC그룹과 본격 투쟁 나서...민주노총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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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4-14 11:04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가 SPC그룹에 대대적인 투쟁을 선포했다. 사회적 합의 이행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나온 것. 노조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 3,000개 파리바게뜨 매장과 SPC그룹 계열사에 대해 투쟁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는 이번 투쟁이 민주노총 전국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화섬식품노조는 13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SPC그룹을 규탄했다. 기자회견은 서울을 비롯해 충북, 대전, 인천, 경기, 충남, 전북, 울산, 경남에서 각각 진행됐다.
 
서울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가 함께했다. 김호정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 염동호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부장 등이 자리했으며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과 박현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본부장,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도 참석했다.
 
화섬식품노조와 SPC그룹 간 갈등이 본격화된 건 2017년이다. 당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처음 설립됐다. SPC그룹은 고용노동부로부터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형태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니 이를 시정하라는 이행명령을 받았다. SPC그룹은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약 500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SPC그룹은 자회사 'PB파트너즈'를 설립해 제빵기사를 고용하겠다며 2018년 1월 노조와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사회적 합의의 주요 내용은 3년 이내에 자회사에 고용한 제빵기사들의 임금을 본사 정규직과 동일하게 맞추고,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사와 가맹점주가 참가하는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다. 또 지회에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당사자들을 처벌하며, 설립하는 자회사는 본사가 지분을 51%이상 소유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회적 합의에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외에도 복수노조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시민단체 등이 참가했다. 사회적 합의와 함께 논란은 잠재운 듯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1일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SPC 그룹이 돌연 사회적 합의를 이행했다며 '뉴 비전 선포식'을 진행한 것. 행사에는 문현군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장, 황재복 SPC그룹 대표이사 사장,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전진욱 PB파트너즈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화섬식품노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화섬식품노조와 지회는 즉각 반발했다. 행사가 이틀 지난 토요일, 지회는 "SPC 파리바게뜨가 만우절에 벌인 아무말 잔치"라며 "합의 당사자도 모르는 회사의 일방적 셀프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즉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회사는 선포식 영상을 직원 교육 사이트에 게시하기도 했다. 또 제빵기사들에게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로를 통해 사회적 합의 이행완료를 알게됐는지', '선포식을 보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에 따라 가장 많이 개선된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등이 그 내용이다. 모두 합의 이행 완료를 전제로 하는 질문들이다.


합의 이행했다는 회사, 노동조건 나아졌나
사회적 합의로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근무조건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회는 지난해 11월 근태조작과 연장꺾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올해 1월에는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회적 합의 중 노사 이견이 가장 극명한 건 '3년 내로 PB파트너즈 직원 임금 수준을 본사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사회적 합의 이후 협의체 구성을 위해 노력했으나 노조 반대로 무산됐고, 각 노조 별로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한 결과 2021년 현재 급여 및 복리후생을 동일 수준으로 맞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회는 2017년 이후 회사가 공식 간담회를 가진 적 없고, 합의의 원 취지인 '동일근속 동일직급 임금 맞추기'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지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임금을 맞췄다고 하는 기준은 입사 3년차 직원 기준이다. 정작 불법파견으로 차별대우를 받던 2018년도 이전 재직자들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회사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임금을 39.2%인상했다고 주장하지만 지회가 주장하는 인상률은 25%이다. 지회에 따르면 2018년 당시 회사는 협력사 직원과 본사 직원 임금 차이가 1,000만원 가량 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력사 직원의 2018년 연봉과 2021년 연봉 차액은 590만원 정도다. 3년간 임금 인상액이 2018년 당시 본사 정규직과 임금 차액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지회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추가로 지회는 "인상률 허위 과장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저임금 현실이 여전하다는 사실"이라며 "근속 10년차 제빵사 연봉이 겨우 3,000만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임종린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섬식품노조에서 논의하고 대화하자고 요청했지만 합의서는 화섬식품노조와 했지만 교섭은 한국노총과 하겠다며 합의 주체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해 발표했다"며 "정말 이행했다면 자료를 공개하고 설명하면 되는데 끝까지 자료를 숨기고 언플하는 모습을 보며 파리바게뜨는 끝까지 지저분하고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는구나 생각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쟁점은 휴가다. 지회는 한국노총과 회사가 체결한 임단협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기존에 제빵기사에게 부여되던 휴일은 기본휴일 8일과 보건휴일 1일, 연차휴일 1일이지만 실제로 제빵기사가 쉬는 평균 일수는 6일이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약 보건휴가와 연차휴가를 미리 사용했다면 해당 제빵기사는 4일만 쉴 수 있다. 그래도 미사용 휴일 4일에 대해서는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임단협에 따르면 연차휴가나 보건휴가는 기본휴일 7일을 사용한 후에야 쓸 수 있게 됐다. 지회는 이를 회사의 임금삭감 조치라고 보고 있다. 기본휴일을 모두 소진한 후 연차와 보건휴일을 쓸 수 있다면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특정 월에 쓸 수 있는 총 휴무일을 결정해서 기사들에게 통보하는 체제인데, 그 일수는 평균 6일이다. 사실상 연차와 보건휴가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임종린 지회장은 "인력부족 문제로 휴무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데 연차와 휴가사용을 막는것도 문제지만 여성이 대다수인 회사에서 보건휴가사용을 제한하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회사는 휴가를 사용 못하면 돈을 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도 함께 지적했다. 회사가 지회 설립 당시부터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노조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와 한국노총 노조는 임단협으로 유니온샵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유상헌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조직국장은 "민주노조를 억압하는 건 민주노총에 대한 공격"이라며 "민주노총 중앙에서 전국으로 투쟁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예고했다.
 
민주노총과 화섬식품노조는 전국 3,000개 파리바게뜨 매장과 SPC그룹 산하 계열사에 대해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외에도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를 하고 인증샷 릴레이 등을 계획하고 있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지예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in_cate2=1051&bi_pidx=3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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