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고용상 성차별 시정제도 시행]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처음 문 연 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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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5-19 10:03임금은 물론 채용·교육·승진·퇴직에서 성차별을 당한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직접 시정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구직자도,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도 고용상 성차별 시정신청을 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가 처음으로 이들에게 문을 연 것이다.
“인사노무 서류·절차 없는 작은 사업장
자료 제출부터 난관”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상 성차별과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위반시 노동위원회가 조사하고 시정·배상 명령을 내리도록 한 개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이 19일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성차별·성희롱 피해자가 민형사상 고소나 노동부 진정·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을 통해서만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고용상 성차별을 한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사업주에 5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정도로 사건이 끝났다. 앞으로는 차별받은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서 차별처우 중지와 노동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명령 같은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제도는 노동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구직자와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신청자격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나 여타 차별시정제도의 근거가 되는 근로기준법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일학습병행법)은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고용상 차별시정제도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노동자의 차별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면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작은 사업장의 경우 인사노무와 관련한 서류나 규범이 충분히 구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노동자가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5명 미만 사업장도 인사노무와 관련한 서류와 절차를 제대로 갖추도록 노동관계법을 개선하고, 노동위원회 역시 사건 접수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직권조사를 해서 자료 불충분 때문에 사건이 기각되는 사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직자 역시 채용 차별에 대한 자료 구비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이소라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연구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고용상 차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민사소송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노동위원회가 시정조치를 할 수 있게 돼 구제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관건은 얼마나 (노동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사업주에게 자료를 요구하고 차별로 해석하느냐”고 강조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고용상 차별과 관련한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노동위원회에서 차별로 인정돼 시정명령이 확정되면 지방노동관서가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불이행시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직장내 성희롱 모르쇠하면 시정신청 불가능 ‘한계’
고용상 성차별뿐 아니라 직장내 성희롱에 따른 피해자도 시정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장에서 먼저 직장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이후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피해자에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사업주가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관련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성희롱 피해자에게 신청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노동위원회는 “성희롱 사실 확인 조사 기간 동안 적절한 조치의무와 관련한 규정은 남녀고용평등법 14조3항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어 지방노동관서 신고 등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