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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결국’ 중기부 산하기관 콜센터 정규직 전환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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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2-05-23 09:38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콜센터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세 곳 모두 민간위탁 운영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위탁 타당성 검토 결과 비용절감, 탄력적 인력운용 등을 이유로 현행 방식을 고수하기로 한 것인데, 이를 심의하는 고용노동부 비정규직TF 회의에서도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기관 결정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을 만능키로 활용하는 기관 결정에 제동을 걸지 않고 사실상 소극적 판단만 내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기부 산하기관 세 곳 전부 콜센터 민간위탁 유지

22일 중기부 각 산하기관이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창업진흥원·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세 곳 콜센터를 민간에 위탁하는 현행 방식을 고수하고 비정규직TF에서도 각 기관의 이러한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중기부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콜센터 직접수행 여부를 검토 중이던 창업진흥원·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현행유지’로 결론을 내렸고, 지난 2월 노동부는 비정규직TF 회의를 열고 이러한 결정을 확정했다. ‘현행유지’ 결정을 하고 나서 비정규직TF 심의 결과를 기다리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해 11월 비정규직TF 회의에서 ‘기관결정 수용’으로 민간위탁 유지를 확정했다.<본지 2021년 10월6일자 2면 “중기부·산하기관, 용역·민간위탁 분류 ‘제멋대로’” 참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우 의원실에 “공단은 별도의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며 “재난지원금 지원사업은 상시 수행업무가 아니므로 전문 콜센터업체에 위탁해 한시적으로 운영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각 기관은 민간위탁 유지를 결정한 이유로 ‘효율성’ ‘전문성’ 등을 제시했다. 진흥공단이 제출한 민간위탁 타당성 검토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내부위원 중 1명은 “민간위탁 유지도 좋은 방법”이라며 “기관특성상 사업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민간위탁이라면 유연한 인력운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내부위원은 “콜센터 평균 원가계산표상 민간위탁을 유지할 경우 시설투자비 등 절감 가능한 비용이 높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유지(를)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을 토대로 내·외부 검토위원 10명 전원 콜센터 사무를 민간위탁 유지로 결정했다.

다른 두 기관도 비슷한 이유를 근거로 내놓았다. 창업진흥원은 3개 콜센터 중 사업종료 예정인 한 곳을 제외하고 민간위탁을 유지하기로 했는데 “인력 수급 운영 등의 효율성” “시설·장비 보유 등의 인프라 추가투입 부분 등의 경제적 소요 재원 등 공공부문에서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보임” 등이 이유였다. 정보진흥원은 “공공성·타당성·효율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민간위탁 유지가 타당(하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비정규직TF, 72곳 중 3곳에만 ‘보완요구’

각 기관의 결정을 심의해야 할 노동부 비정규직TF는 적극적 검토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 비정규직TF는 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3단계에 해당하는 민간위탁 사무 중에서도 콜센터 같은 ‘심층 논의가 필요한 사무’에 대해 개별기관이 제출한 타당성 검토 결과를 심의해 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노동부가 지난달 류호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비정규직TF 회의를 열고 7개 기관이 제출한 콜센터 민간위탁 타당성 검토 결과를 심의했는데 기관 결정을 모두 수용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울산시 두 곳을 제외하고 중진공을 포함한 5개 기관은 전부 ‘전문성’을 이유로 민간위탁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2월 열린 TF에서도 6개 기관이 제출한 콜센터 타당성 검토를 심의했는데 전부 기관 결정을 수용했다. 창업진흥원·정보진흥원을 비롯해 여섯 곳 모두 민간위탁 유지를 결정했다.

그런데 류 의원이 창업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온라인법인설립 콜센터’에서 사업주는 현행 유지 의견을 밝힌 데 반해,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인 57%가 ‘직접 운영’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에서 의견이 엇갈렸는데도 창업진흥원은 “시설·장비 구축 및 인력수급의 유연성 등의 확보 측면에서 민간 운영이 경제적 효용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민간위탁 유지 결정을 내렸고 비정규직TF도 이를 받아들였다.

비정규직TF가 정규직화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노동부가 류호정 의원실에 낸 ‘비정규직 TF 콜센터 심층논의 필요사무 타당성 검토 현황’에 따르면 검토 대상 72개 기관 가운데 TF가 ‘보완요구’ 결정을 한 곳은 단 세 곳(4.2%)에 불과하다. 사무를 기준으로 보면 79개 중 5개(6.3%)다.<표 참조> TF가 타당성 검토를 마친 51개 가운데 12개 기관은 콜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로 했고, 나머지 39개 기관은 민간위탁을 유지하기로 했다.

TF가 타당성 검토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3개 기관은 여수시청·경북도청·한국장학재단이다. 검토 이유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경우다.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있을 때에만 보완요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중기부 1357콜센터의 경우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9명이 직접고용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타당성 검토 결과 민간위탁 유지로 결론이 내려졌고, 비정규직TF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류호정 의원은 “아웃소싱 업체가 전문성과 효율성이 있다는 미약한 근거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이 민간위탁 현행 유지를 결정했다”며 “노동부 비정규직TF에서라도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민간위탁 오남용을 방지하고 공공사무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보장할 수 있는 ‘민간위탁 정상화법’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2020년 11월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어고은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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