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티아이코리아가 직장내 괴롭힘 문제로 징계를 받고 복귀한 노조 대의원에게 바로 ‘창고 면벽근무’ 발령을 내면서 노사가 맞부딪치고 있다. 제이티아이코리아노조(위원장 창종화)는 괴롭힘 가해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24일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 전주지점에서 일하는 A씨는 사무실에서 언성을 높였다는 이유로 정직 1주일의 징계를 받았다. 3월 초 사건이 발생하자 직장내 괴롭힘 사건으로 판단한 회사는 A씨에게 즉각 자택대기 발령을 내렸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징계를 확정했다. 징계를 이행한 A씨는 지난 11일부터 출근했는데 회사는 그에게 건물 1층 창고 근무와 동료 직원이 있는 2층 사무실에는 접근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사무용품이 없다고 항의하자 책상을 내줬다.

노조는 직장내 괴롭힘 판단 과정부터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목소리를 높인 것은 맞지만 인쇄물 출력에 오류가 발생하자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에 불과해 피해자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A씨와 함께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7명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볼 만한 사건은 없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회사에 전달했지만 인사위 징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가 조합원을 표적징계하는 방식으로 노조를 탄압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주지점은 노조활동이 활발한 현장인 데다 A씨는 노조 대의원이기도 하다.

일본계 담배회사인 제이아이티코리아는 2017년 교섭 결렬 후 949일간 쟁의행위를 했던 조합원의 임금을 삭감한 문제로 노사가 오랫동안 반목하고 있다. 올해 교섭에서는 회사가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창 위원장은 “단체협약에 노조 대의원의 배치·이동은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회사는 일방적으로 대의원을 창고에 배치했다”며 “회사는 비조합원이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였던 사건에는 별다른 인사조치를 하지 않는 등 노조 조합원과 다른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징계를 마무리한 A씨를 창고에 배치한 것은 이유 없는 2차 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조만간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계획이다.

<매일노동뉴스>는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대한 회사쪽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