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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안전한 일자리 아니다” 떠나는 청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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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4-12 11:02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2년차 공무원 A씨는 민원인에게 뺨을 맞은 적이 있다. A씨를 폭행한 이는 주민센터에서 큰소리를 내고 트집을 잡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민원인은 재발급 신청을 한 주민등록증이 3일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며 화를 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등록증 발급기간은 10일 내외이며, 등기우편으로 수령시 수령일을 4~5일 단축할 수 있다. A씨 옆자리 동료 B씨가 이런 설명을 했으나 듣지 않았다. ‘내 세금 받아먹으며 이런 식으로 일하냐’며 B씨와 A씨를 때렸다. 팀장이 민원인을 달래 주민센터를 나가게 한 뒤, 팀장은 A씨에게 참으라고만 했다. A씨는 “뺨을 맞아도 그저 참고 견디라고만 하는 상관의 대응에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폭행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원인 괴롭힘은 비단 A씨만 겪는 일이 아니다. 공무원노조가 조사해 보니 20~30대 공무원 10명 중 9명이 악성 민원에 시달린 적이 있었고, 10명 중 7명은 이 때문에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는 것을 고민했다. 4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공무원 10명 중 7명
악성 민원에 퇴사 고민


노조가 11일 3차 2030 청년정책패널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월17~21일 만 40세 미만 공무원패널 7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309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40세 미만 공무원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부분은 악성 민원과 이를 다루는 기관의 대응이었다. 응답자 90.3%가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1.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악성 민원 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이 있다”는 응답도 25.9%나 됐다. 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기관의 대처방식도 93.2%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기관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대답은 6.8%에 불과했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민원인 위법행위 대응지침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침에 따라 행동하지 않거나 행동하는 경우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공무원이 기대보다는 좋지 않은 일자리라는 인식도 드러났다. 63.4%은 공무원 생활이 기대보다 나쁘다고 답했다. 72명은 “기대보다 업무량이 많다”고 했다(복수응답), “민원 응대가 어렵다”는 응답이 63명으로 뒤를 이었다. 59명은 적은 보상이, 37명은 조직문화가 기대 이하였다고 지적했다. 인사발령·업무분장(14명), 비상근무·행사근무(12명), 인수인계·업무체계 부족(7명)도 문제로 제기됐다.

공무원 조직문화의 경우 과도한 의전, 보여주기식 업무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문화가 있다는 데에 92.2%가 동의했다. 꼰대 문화가 존재한다는 질문에는 89.6%가 “그렇다”고 답했다. “신규자에게 기피 업무를 몰아주는 문화가 있다”는 응답도 58.9%로 나타났다.

‘공직사회는 안전하지 않다’
청년공무원들 인식 드러나


최승혁 노조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청년공무원이 인식하는 공직사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공직사회는 더 이상 안전한 일터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동구청에서 주차민원을 담당하던 신규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한강에서 투신하고, 고용노동부에서 임용 1주일 된 신규공무원이 목숨을 끊었다”며 “대책을 마련하는 데 청년공무원분들이 많은 의견을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월 강동구청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 과태료 업무를 맡았던 윤아무개 공무원이 한강으로 투신했다. 지난해 1월 임용됐던 그는 민원 처리 과정에서 얻은 고충을 가족들에게 여러 차례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는 노동부 대전고용센터에서 근무하던 A씨가 출근 1주일 만에 대전 유성구 소재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출근 일주일 동안 17시간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임세웅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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