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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노동부, "절차상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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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4-02 12:03 

삼성화재가 복수노조 체제가 됐다. 지난 2월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삼성화재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노조)은 투쟁을 예고했다. 반면 노동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는 지난 2월 18일 분회장대회를 열고 평사원협의회 노조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바로 다음날부터 직원들에게 노조전환 동의를 받았다. 이에 삼성화재노조는 "사측에 지배개입당한 친사 어용노조 설립은 진성노조의 교섭권을 빼앗고 진성노조를 합법적으로 무력화시킬 최고의 방법으로 활용될 것" 이라고 반발했다.
 
삼성화재노조에 따르면 평사원협의회는 1987년 사측이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조직한 직원협의체다. 설립 이후 회장단 대부분이 부서장 이상 직급으로 승진하기도 했고 간부들은 사측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 삼성화재노조는 이에 반발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2월 3일 처음 설립됐다. 삼성화재노조가 지난 2월 밝힌 바에 따르면 노조 조합원은 650명 정도였지만 최근 노조 가입범위를 넓혀 조직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화재노조는 당시 "친사노조 설립은 자연스레 회사의 비호 아래 있다는 우호적 시각이 반영돼 직원들이 쉽게 가입하게 되고 친사노조가 다수노조나 과반수 노조가 될 경우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불이익은 직원들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을 대부분 직원들은 깊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규탄에 가세했다. 민주노총 삼성그룹 노동조합 대표단은 삼성그룹이 노사협의회 위원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는 등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삼성그룹사 노동조합 연대가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양대 노총의 반대에도 평사원협의회는 1일 오전 노조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이에 금속노련은 "양대노총 모든 노동조합이 반대했음에도 이들(고용노동부)은 뭐가 그렇게 다급했는지 오늘 오전 평협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한 것" 이라며 노동부를 규탄했다.
 
금속노련 측 주장은 다음과 같다. 노동부는 설립신고를 한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추도록 지도ㆍ감독할 의무가 있으며, 설립신고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거나 반려할 법적 권한이 있다. 따라서 30여 년간 회사의 지원을 받으며 그 지배하에 놓여 있던 단체와 그 단체 회장이 위원장으로 돼 있는 노조 설립 신청에 대한 조사를 단 몇 일만에 마무리하고 신고증을 교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
 
금속노련은 대법원 판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노동조합 설립에 대해 신고주의를 택하고 있다. 대법원은 신고주의를 택하고 있는 취지가 "소관 행정당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ㆍ관리를 통해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보호ㆍ육성하고 그 지도ㆍ감독에 철저를 기하게 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라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평사원협의회 회장은 금속노련에게 고소를 당한 상태다. 금속노련은 지난달 26일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로 회사와 평사원협의회 회장을 고소했고 고소인 조사는 2일 오전 예정돼 있다.
 
이에 금속노련은 "어떻게 형사 고소 사건에 대한 고소인 조사도 한번 진행하지 않고 어용단체(평사원협의회)에게 노조설립 신고증을 교부할 수 있냐"며 "고용노동부는 평사원협의회 노조의 설립 자체가 사측의 경비 원조를 받고 최근까지도 사측의 이익을 대변해온 어용단체인지 여부에 대해 더 면밀한 조사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측의 경비 원조를 받는 경우는 노조법상 설립 반려사유다.
 
절차상 문제 없다는 노동부..."평사원협의회와 노조 동일하지 않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조 설립 신고 절차에 대해 "노조법상 설립신고제에 따라 신고를 처리하고 있는데 노조법에 반려사유가 명시돼 있다. 2조 4호 각목에 해당하는 경우와 보완 요구를 했지만 3일 내에 보완하지 않았을 경우"라며 "3일 내에 설립신고를 처리하도록 돼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고소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 설립 반려 판단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노조법이 개정되고 ILO핵심협약도 비준도 진행됐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으면 단결권을 훼손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판단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에게 물었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기존 평사원협의회 인원 일부가 노조설립을 진행한건데, 한국노총 측은 평사원협의회가 주도 하에 설립된 노조라 그대로 같은 조직이라고 보고 있다"며 "설립을 신고한 일자인 3월 22일 이후로 사측의 지배ㆍ개입 문제를 봤을 때 설립신고 단계에서는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결권을 폭 넓게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설립신고 단계에 대해서만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는 "법적으로만 따지면 형사고소는 설립 반려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데 한국노총 측 요구가 있어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고소 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속노련 관계자는 "평사원협의회 회장이 노조 위원장이고 지난기수 평사원협의회 부회장이 현 평사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평사원협의회랑 평사원협의회 노조가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또 '설립 신고 단계에 대해 판단하기 때문에 노조 설립일 이후로 사측 지배개입을 판단한다'는 노동부 입장에 대해서는 "설립신고 반려 사유가 지배개입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라면 그렇게 판단할 순 있는데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도 반려사유"라며 "평사원협의회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설립 신고증을 교부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나중에 평사원협의회 노조가 어떤 식으로 지배ㆍ개입에 대해 변해갈지 우려된다"며 "삼성그룹 전체에 나쁜 선례로 남아 노사협의회들이 회사노조를 만들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지예 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8&gopage=&bi_pidx=32189&sPrm=in_cate$$108@@in_cate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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