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쿠팡의 깜깜이 수수료 정책... “내 임금 어떻게 결정되나” 추리하는 쿠팡이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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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3-10 15:08“제 임금이 200만원이 나왔는데요. 이 금액이 어떻게 책정된 걸까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들에게 황당한 질문이지만 쿠팡이츠 배달노동자에겐 이런 류의 질문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가 임금이나 마찬가지인 수수료 책정 기준을 알지 못해 동료들에게 수소문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배달노동자 8만여명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기본거리 초과하면 평균 할증이 어떻게 적용되는 거죠?”라는 질문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쿠팡이츠의 깜깜이 수수료 정책 탓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쿠팡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배달비 실시간 할증정책’을 알렸다. 그런데 지난 2일 기본수수료를 600원 인하하면서 쿠팡은 할증정책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정보 독점을 통한 플랫폼기업의 횡포라는 비판이 인다.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넘친다.
“수수료 20% 넘게 삭감”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고객센터)에 들어가서 할증제도에 관해 알려 달라고 이야기를 해도 알려 줄 수 없다고만 했어요. 왜 내가 받게 될 배달료를 모르냐는 생각에 오기가 발동했어요. 왜 이런 금액이 나왔는지 역추적했죠.”
경기도 성남에서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김정현(가명)씨는 최근 자신이 수행한 배달 기록을 차곡차곡 모았다. 이동거리와 할증 수수료를 하나하나 비교했다. 김씨가 내린 결론은 라이더가 픽업지(음식점) 혹은 배달지로 가는 동안 기본거리(1.5킬로미터)를 초과할 경우 100미터당 7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는 것이다. 이때 픽업·배달할증 최대 금액은 1천750원(2.5킬로미터)과 4천200원(6킬로미터)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계산에 따르면 4킬로미터 떨어진 픽업지(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아 7.5킬로미터 거리의 배송지로 배달을 갈 경우 수수료는 할증정책 개편 전에 비해 20% 넘게 삭감된다. 제도 변경 전 1만1천원 벌었던 노동자가 8천450원밖에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편 전에는 수수료 체계에서 기본거리를 초과할 경우 할증 수수료가 100미터당 100원 추가됐다.
쿠팡이츠측은 “기본배달비 범위를 2천500원부터 1만6천원까지 넓히고 거리별 할증액이 고정된 체계를 개편해 상황에 따라 할증 금액을 최대 1만원까지 추가 지급한다”며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쿠팡이츠 노동자들은 수수료 삭감을 체감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위대한(27)씨는 “요즘에는 하루 8~10시간 해도 10만원을 찍기 어렵다”며 “과거 주당 70만~80만원을 벌었다면 지금 수입은 60여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 준비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쿠팡이츠 일만 해서는 생계비가 감당되지 않아 최근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프리(Free) 기사로 등록했다. 일반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근무시간이 고정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프리 기사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둘씩 정보 감추는 쿠팡”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깜깜이’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쿠팡이츠는 기본거리를 초과할 경우 100미터당 10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는 내용을 담은 ‘실시간 할증 정책’를 고지했다. 그런데 지난 2일 기본 수수료를 3천100원에서 2천500원으로 내린 쿠팡이츠는 할증 정책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배달을 완료하면 ‘픽업거리 할증’과 ‘배달거리 할증’ 금액이 각각 이동거리와 함께 쿠팡이츠 쿠리어앱에 찍혔지만 6일부터 갑자기 표시가 사라졌다. 거리당 할증 수수료를 추정할 수 있는 정보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김정현씨는 “수수료 금액이 낮은 것을 떠나 일하는 사람의 알 권리가 무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기업의 횡포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정보 비대칭을 통한 노동통제와 노동착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시시각각 분초마다 노예시장이 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 플랫폼 노동자판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수수료 인하를 규탄하는 트럭시위를 계획 중이다. 시위는 “쿠팡이츠 배달노동자의 일방적인 배달수수료 인하 반대”와 같은 구호를 단 트럭이 쿠팡 본사 인근을 배회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들에게 황당한 질문이지만 쿠팡이츠 배달노동자에겐 이런 류의 질문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가 임금이나 마찬가지인 수수료 책정 기준을 알지 못해 동료들에게 수소문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배달노동자 8만여명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기본거리 초과하면 평균 할증이 어떻게 적용되는 거죠?”라는 질문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쿠팡이츠의 깜깜이 수수료 정책 탓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쿠팡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배달비 실시간 할증정책’을 알렸다. 그런데 지난 2일 기본수수료를 600원 인하하면서 쿠팡은 할증정책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정보 독점을 통한 플랫폼기업의 횡포라는 비판이 인다.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넘친다.
“수수료 20% 넘게 삭감”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고객센터)에 들어가서 할증제도에 관해 알려 달라고 이야기를 해도 알려 줄 수 없다고만 했어요. 왜 내가 받게 될 배달료를 모르냐는 생각에 오기가 발동했어요. 왜 이런 금액이 나왔는지 역추적했죠.”
경기도 성남에서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김정현(가명)씨는 최근 자신이 수행한 배달 기록을 차곡차곡 모았다. 이동거리와 할증 수수료를 하나하나 비교했다. 김씨가 내린 결론은 라이더가 픽업지(음식점) 혹은 배달지로 가는 동안 기본거리(1.5킬로미터)를 초과할 경우 100미터당 7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는 것이다. 이때 픽업·배달할증 최대 금액은 1천750원(2.5킬로미터)과 4천200원(6킬로미터)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계산에 따르면 4킬로미터 떨어진 픽업지(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아 7.5킬로미터 거리의 배송지로 배달을 갈 경우 수수료는 할증정책 개편 전에 비해 20% 넘게 삭감된다. 제도 변경 전 1만1천원 벌었던 노동자가 8천450원밖에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편 전에는 수수료 체계에서 기본거리를 초과할 경우 할증 수수료가 100미터당 100원 추가됐다.
쿠팡이츠측은 “기본배달비 범위를 2천500원부터 1만6천원까지 넓히고 거리별 할증액이 고정된 체계를 개편해 상황에 따라 할증 금액을 최대 1만원까지 추가 지급한다”며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쿠팡이츠 노동자들은 수수료 삭감을 체감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위대한(27)씨는 “요즘에는 하루 8~10시간 해도 10만원을 찍기 어렵다”며 “과거 주당 70만~80만원을 벌었다면 지금 수입은 60여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 준비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쿠팡이츠 일만 해서는 생계비가 감당되지 않아 최근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프리(Free) 기사로 등록했다. 일반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근무시간이 고정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프리 기사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둘씩 정보 감추는 쿠팡”
쿠팡이츠 배달수수료 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깜깜이’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쿠팡이츠는 기본거리를 초과할 경우 100미터당 10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는 내용을 담은 ‘실시간 할증 정책’를 고지했다. 그런데 지난 2일 기본 수수료를 3천100원에서 2천500원으로 내린 쿠팡이츠는 할증 정책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배달을 완료하면 ‘픽업거리 할증’과 ‘배달거리 할증’ 금액이 각각 이동거리와 함께 쿠팡이츠 쿠리어앱에 찍혔지만 6일부터 갑자기 표시가 사라졌다. 거리당 할증 수수료를 추정할 수 있는 정보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김정현씨는 “수수료 금액이 낮은 것을 떠나 일하는 사람의 알 권리가 무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기업의 횡포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정보 비대칭을 통한 노동통제와 노동착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시시각각 분초마다 노예시장이 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 플랫폼 노동자판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수수료 인하를 규탄하는 트럭시위를 계획 중이다. 시위는 “쿠팡이츠 배달노동자의 일방적인 배달수수료 인하 반대”와 같은 구호를 단 트럭이 쿠팡 본사 인근을 배회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강예슬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