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협력사가 임단협 과정에서 복수노조 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모비스 충주지회(이하 충주지회) 교섭위원들에게만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나왔다. 소수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현대모비스 충주 노동조합(이하 충주노조)에 따르면 충주지회 교섭위원과 전임자 11명은 회사로부터 매달 170만원 가량 수당을 받게 됐다. 충주노조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사측을 고소ㆍ고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협력사 충주 공장은 두 개 노조가 존재하는 복수노조체제다. 먼저 들어선 건 한국노총 금속노련(충주노조)이었지만 곧 민주노총 금속노조(충주지회)도 깃발을 꽂았다. 현재 충주지회 조합원 수는 600여명, 충주노조는 200여명으로 충주지회가 다수노조다.
 
현대모비스 충주노조는 5일 오전 소식지를 통해 충주지회가 지난해 10월 임단협에서 간부들만 수당혜택을 받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교섭에 참여한 충주지회 간부 5명과 교섭위원 6명들은 임단협 마무리 시점에 회사로부터 한 달 초과근무수당 최대치와 심야근무수당 70시간치를 매달 적용받게 됐다. 이는 매월 170만원 정도다. 교섭위원 6명 중 5명은 모두 부지회장이다. 이에 더해 사측은 이들에게 1월부터 9월까지 수당도 소급해서 정산했다.
 
이번 임단협에서 일반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이다. 현대모비스 충주 협력사는 시급제 사업장으로 올해 시급은 7,472원이다. 상여금은 격월 600%였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00%가 시급에 녹아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잔업 특근은 줄어들었고 직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상한 하에 특근을 하기 위해 일부러 연차를 쓰기도 했다.
 
충주노조에 따르면 충주지회 전임자 5명과 교섭위원 6명은 지난해 임단협 이후 최근까지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상황이다. 충주노조는 "지회는 사실상 전임자가 10명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모비스 협력사 측도 이 사실을 직접 인정했다. 충주노조는 회사 노무팀 팀장과 실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녹취록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원청인 현대모비스도 협력사에서 일부 노조에게 특혜를 준 건 맞으며 사실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충주지회도 같은 날 오후 공식 입장을 밝혔다. 충주지회는 "(전임자 임금은) 2019년 평균적인 임금을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실제로 전임자들은 출근 시간 이전, 퇴근 시간 이후, 주말에도 노동조합 업무가 많아 이런 시간들을 일일이 근무시간으로 계산하기 어려움이 있어 위와 같이 전체적인 규모의 월급을 산정해서 지급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지회는 전임자 외 교섭위원들의 추가 수당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갑작스레 전임자의 임금을 빌미로 노동조합을 도덕적으로 매도하며 노노갈등을 유발하려는 시도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회는 지금까지 회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노총을 차별하고자 할 때 거부하고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를 향해서는 "노노갈등을 중단하고 불법적인 행위로 개인의 월급명세서를 타인에게 공개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충주지회 측에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원종민 충주노조 위원장은 충주지회를 향해 "변명과 수습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종민 위원장은 "근본적인 노조 활동은 조합원을 대변하고 자주적ㆍ민주적으로 투명하게 활동해야 한다"며 "전체 노동자의 지위를 높여야지 조합원들에게 회의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노조를 의지하고 신뢰하고 있는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떠나 충주공장 조합원에 대한, 노조에 대한 인식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충주노조는 전임자 임금차별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사측을 고소ㆍ고발할 예정이다.

[출처: 월간노동법률 이지예기자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in_cate=104&gopage=1&bi_pidx=3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