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일부 사업장에서 임금·단체교섭과 관련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을 아직 체결하지 못한 IBK시스템 노동자들은 천막을 폈고, 올해 임금교섭이 난항인 금융결제원 노동자들은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금융노조 IBK시스템지부(위원장 유정기)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IBK시스템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IBK시스템 노사는 지난해 8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지난달까지 17차례 교섭했다. 하지만 임금인상은 물론 임금피크제 적용 연장과 모성보호·장기근속휴가 도입 같은 주요 쟁점에 대해 결론 내지 못했다.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쪽이 IBK시스템과는 무관한 기획재정부 예산운용지침 적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시스템은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로 기타공공기관에 지정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기타공공기관인 IBK기업은행과 달리 예산운용지침을 적용받지 않는다. 교섭결렬 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까지 중지하자 IBK시스템지부는 이달 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7.5%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유정기 위원장은 “IBK시스템은 IT기업이지만 기타공공기관 지정 전력으로 불필요한 예산운용지침의 영향을 받아 현재까지 업계 최저수준의 처우에 놓여 있다”며 “그간 노동자들의 헌신을 인정하고 부적절한 예산운용지침 적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 금융결제원지부(위원장 최재영)는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12차례 교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부는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지부는 통상 산별노조인 금융노조와 함께 산별중앙교섭에 참여해 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임금에 대한 교섭권만 위임받아 진행하고 있다.

지부는 금융노조 산별중앙교섭 요구안과 같은 임금총액 6.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쪽은 임금인상안을 따로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재영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국민 지급결제서비스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노동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사용자쪽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중노위 조정 신청과 별개로 사용자쪽과의 협상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