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가 현대중공업과 SK지오센트릭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두 기업에서는 지난달 업무 중 재해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는 17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방노동청은 소극적 수사에서 벗어나 강력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 노동자 A씨는 4월2일 가스절단 작업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달 SK지오센트릭에서도 톨루엔 탱크가 폭발해 탱크 내부를 청소하던 노동자 2명이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숨졌다. 이들 역시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부산지방노동청은 두 사고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지만 초동수사 과정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지 24일이 지나 압수수색했고, SK지오센트릭 폭발사고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현미향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압수수색하는 기간이 너무 늘어지면서 사측에 사건을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SK지오센트릭의 경우도 사고가 발생했던 첫날 이미 두 노동자가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의 부상을 입은 경우로 보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었는데, 당시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부산노동청은 SK지오센트릭 사고로 치료를 받던 노동자 한 명이 지난달 27일 숨지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수사하기 시작했다. 남은 노동자 한 명도 이달 15일 끝내 숨졌다. 현재 장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운동본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보건확보 의무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고 현대중공업과 SK지오센트릭 경영책임자를 구속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