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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수료 깎는 배달플랫폼, 눈감은 공정거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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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1-29 10:36 

◈ 배달노동자 “수수료 600원 삭감” … 라이더유니온 “안전배달료 도입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한 배달산업 관행을 바꾸려 계약 자율시정에 나서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배달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음식배달플랫폼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 수수료를 3천100원에서 2천500원으로 낮췄다. 기본 배달료는 배달노동자가 한 건을 수행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소 금액이다. 딜리버리히어로도 요기요익스프레스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주문량 피크시간 할증료를 1천500원에서 1천원으로 낮춰 사실상 배달수수료를 삭감했다. 배달노동자는 여전히 널뛰는 수수료 제도 아래 불안정한 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불이익 변경을 막는 조치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을 안전배달료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AI 자동배차에 수수료 오락가락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이 28일 오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불공정한 형제들 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 라이더 증언대회’를 열었다. 쿠팡이츠·배민라이더스·요기요 익스프레스 노동자들은 자신이 겪은 황당한 일들을 증언했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인 위대한 치타(가명)는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수수료를 낮춘 과정을 설명하며 “최소한의 설문조사를 하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했는데 그냥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말했다. 쿠팡이 지난 25일 발표한 실시간 할증 정책에 따르면 기본 배달료는 2천500원에서 1만6천원으로 책정됐다. 3월2일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거리·주문량·날씨 등 최대 1만원의 추가 할증이 붙는다. 라이더는 배달 한 건당 최대 2만6천원을 벌 수 있다. 위대한 치타는 “최대 2만6천원을 지급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며 “올겨울에 배달수수료 상한선(1만5천원)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수수료가 1만5천원을 넘은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배달지역을 쪼개 장거리 할증 수수료 지급 가능성을 낮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쿠팡이츠는 강남구를 네 개로 나눠 강남1·강남2·강남3·강남4로 이름 붙였다. 지역별 주문량에 따라 강남1은 ‘주문량 많음’, 강남2는 ‘주문량 보통’ 이런 식으로 표기하는데 강남구 전역을 기준으로 배달노동자에게 주문을 배정할 때보다 장거리 콜 가능성이 줄어든다. 거리가 멀어 할증 수수료가 붙는 것을 막는 제도다.

배달노동자는 자신의 수수료를 예측할 수조차 없다. 주문량이 많아 배달수수료가 높게 책정된 강남1 지역에서 콜을 기다려도 AI 자동배차에 따라 강남2 지역 주문이 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배달노동자들은 주문량을 업무용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달대행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도 유사한 정책을 최근 도입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18일 피크시간 할증 수수료 500원을 삭감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플랫폼 회사끼리 유사한 정책을 베끼듯이 바꾸는 것이다.

“공정거래위 자율시정안,
불공정 행위 막기 역부족”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일 우아한청년들(배민라이더스·배민커넥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 3사와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지회, 라이더유니온과 함께 불공정 계약조항에 대한 자율적인 개선방안 마련에 합의했다. 자율시정안에는 계약서에 배달 건당 받는 기본 배달료 명시, 계약해지 혹은 프로그램 이용 제한조치 전 절차 마련 등이 담겼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자율시정안에 회의적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쿠팡이츠 사례로 보면 3월2일부터 기본 배달료 2천500원을 명시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뒤에 계약을 갱신하면 언제든 2천500원 아래로 낮출 수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구 팀장은 “불이익 변경에 관해 규제하는 절차가 없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당장 기본배달료를 2천500원에서 2천원으로 깎겠다고 해도 라이더가 대항할 수단은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배달플랫폼사들이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쿠팡이츠·배민라이더스·요기요익스프레스가 함께 쓸 라이더 인력풀을 만드는 것이 목적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라이더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럴수록 가격이 크게 변동돼 (노동조건이) 좌우되는 상황”이라며 “불이익 변경에 대한 제재가 필요할 뿐 아니라 안전배달료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은 다음달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수수료 삭감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을 한다. 같은달 8일 공정거래위 면담이 예정돼 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강예슬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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