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한국지엠 비정규직 호소 “작업대 하나 설치, 그리 어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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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노무법인 21-01-11 10:41◈ 남성 기준 높이에 설치된 작업대 사용 못 해 … “허리 안 숙이고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작업대 하나 설치해 달라고 했습니다. 지금 것은 높아서 사용을 못해 허리를 8시간 동안이나 숙여서 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허리디스크까지 있는 상황에서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면담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저보고 ‘그동안 문제없었는데 당신 때문에 문제가 생기니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지난 4일 한국지엠 부평1공장 ‘커버말이(범퍼커버를 벗긴 후 접어서 밖에 쌓아 두는 공정)’ 작업현장에 붙은 손자보다. 손자보를 쓴 사람은 지엠 2차 하청업체 아진테크 노동자 박옥이(56)씨다. 박씨는 지난해 2월에도 부평1공장 범퍼서브장에 손자보를 붙였다. 당시 박씨는 입사 때부터 일하던 랩가드(차량 손상을 막기 위한 필름) 공정이 없어지며 남성 작업자도 버거워하는 범퍼조립 공정에 전환배치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켜 달라”고 호소했다.<본지 2020년 2월19일자 2면 “박옥이씨는 왜 한국지엠 부평1공장에 손자보를 붙였나” 참조>
- 작업대 있지만 ‘무용지물’
- “8시간 동안 허리 굽히고 일해야”
10일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박씨의 수난은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커버말이 공정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랩가드 공정에서 범퍼조립 공정으로, 같은해 4월 범퍼를 들지 않아도 되는 나머지 공정(에어건으로 피스 고정하기, 클립 끼우기, 배선 설치, 센서등 끼우기)으로 배치됐다가 세 번째로 옮긴 업무다. 박씨는 “8시간 내내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흠집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범퍼자재에 씌워진 커버를 벗기고 크기가 다른 커버를 종류별로 접어서 정리하는 일을 한다. 작업장에는 천으로 된 커버를 갤 때 작업자가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나무판으로 된 작업대가 벽에 고정돼 있다. 그런데 박씨는 다른 조 남성작업자처럼 작업대를 쓰는 대신 바닥에 널브러진 커버를 접기 위해 허리를 숙인 채 일하고 있다. 154센티미터 키의 박씨에겐 성인 남성 기준으로 설치한 작업대가 높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범퍼조립 공정에서 15킬로그램 상당의 범퍼를 옮기다 손목·손가락·허리 등을 다쳤다.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박씨는 양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구부리고 앉을 수가 없어 통증이 느껴져도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박씨는 수차례 키에 맞는 작업대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작업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작업 장소가 바뀌었지만 작업대 높이는 그대로였다. 오히려 작업현장 바로 위에 설치된 에어커튼으로 작업환경이 악화됐다는 게 박씨 증언이다. 박씨는 “에어커튼 때문에 커버를 개 놓으면 바람에 흐트러지고 커버 천에 붙어 있던 먼지가 코와 눈으로 다 들어온다”고 호소했다.
- 5센티미터 낮추면 된다?
- “작업대 하나도 제대로 못 놓는 현실”
박씨는 지난달 18일 아진테크 이사를 찾아가 면담을 진행했다. 작업대 설치를 비롯한 작업환경 개선을 재차 요구했다. 박씨는 면담 과정에서 “그동안 문제없었는데 당신 때문에 문제가 생기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진테크는 같은달 30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A·B조 작업자 고려 5센티미터 낮춤”을 의결했다. A조 남성작업자는 ‘현상태 유지’를, B조 작업자(박옥이씨)는 10센티미터 낮추길 원하니 두 의견을 절충하겠다는 것이었다. 박씨는 “5센티미터는 하나마나고 10~15센티미터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 관계자는 “애초 A조 작업자의 의견을 묻고 이를 존중해 작업대를 낮추는 것보다 작업대를 옆에 새로 설치하거나 높낮이 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개선조치를 요구했다”며 “회사가 문제해결 대신 작업자 간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 아진테크 조합원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섯 차례 1~2시간 부분파업을 하고, 2~3일에는 특근을 거부했다. 지난 5일 서범수 대표이사와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고, 6일 면담이 이뤄졌다. 면담에서 서 대표이사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하자” “15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고 지회는 설명했다.
지회는 15일까지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 등 집단행동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회 관계자는 “작업대 하나 제대로 못 놓는 현실이 안타깝다. 작업환경을 개선하라는 단순한 요구인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며 “15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회도 더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한국지엠 부평1공장 ‘커버말이(범퍼커버를 벗긴 후 접어서 밖에 쌓아 두는 공정)’ 작업현장에 붙은 손자보다. 손자보를 쓴 사람은 지엠 2차 하청업체 아진테크 노동자 박옥이(56)씨다. 박씨는 지난해 2월에도 부평1공장 범퍼서브장에 손자보를 붙였다. 당시 박씨는 입사 때부터 일하던 랩가드(차량 손상을 막기 위한 필름) 공정이 없어지며 남성 작업자도 버거워하는 범퍼조립 공정에 전환배치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켜 달라”고 호소했다.<본지 2020년 2월19일자 2면 “박옥이씨는 왜 한국지엠 부평1공장에 손자보를 붙였나” 참조>
- 작업대 있지만 ‘무용지물’
- “8시간 동안 허리 굽히고 일해야”
10일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박씨의 수난은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커버말이 공정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랩가드 공정에서 범퍼조립 공정으로, 같은해 4월 범퍼를 들지 않아도 되는 나머지 공정(에어건으로 피스 고정하기, 클립 끼우기, 배선 설치, 센서등 끼우기)으로 배치됐다가 세 번째로 옮긴 업무다. 박씨는 “8시간 내내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흠집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범퍼자재에 씌워진 커버를 벗기고 크기가 다른 커버를 종류별로 접어서 정리하는 일을 한다. 작업장에는 천으로 된 커버를 갤 때 작업자가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나무판으로 된 작업대가 벽에 고정돼 있다. 그런데 박씨는 다른 조 남성작업자처럼 작업대를 쓰는 대신 바닥에 널브러진 커버를 접기 위해 허리를 숙인 채 일하고 있다. 154센티미터 키의 박씨에겐 성인 남성 기준으로 설치한 작업대가 높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범퍼조립 공정에서 15킬로그램 상당의 범퍼를 옮기다 손목·손가락·허리 등을 다쳤다.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박씨는 양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구부리고 앉을 수가 없어 통증이 느껴져도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박씨는 수차례 키에 맞는 작업대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작업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작업 장소가 바뀌었지만 작업대 높이는 그대로였다. 오히려 작업현장 바로 위에 설치된 에어커튼으로 작업환경이 악화됐다는 게 박씨 증언이다. 박씨는 “에어커튼 때문에 커버를 개 놓으면 바람에 흐트러지고 커버 천에 붙어 있던 먼지가 코와 눈으로 다 들어온다”고 호소했다.
- 5센티미터 낮추면 된다?
- “작업대 하나도 제대로 못 놓는 현실”
박씨는 지난달 18일 아진테크 이사를 찾아가 면담을 진행했다. 작업대 설치를 비롯한 작업환경 개선을 재차 요구했다. 박씨는 면담 과정에서 “그동안 문제없었는데 당신 때문에 문제가 생기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진테크는 같은달 30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A·B조 작업자 고려 5센티미터 낮춤”을 의결했다. A조 남성작업자는 ‘현상태 유지’를, B조 작업자(박옥이씨)는 10센티미터 낮추길 원하니 두 의견을 절충하겠다는 것이었다. 박씨는 “5센티미터는 하나마나고 10~15센티미터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 관계자는 “애초 A조 작업자의 의견을 묻고 이를 존중해 작업대를 낮추는 것보다 작업대를 옆에 새로 설치하거나 높낮이 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개선조치를 요구했다”며 “회사가 문제해결 대신 작업자 간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 아진테크 조합원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섯 차례 1~2시간 부분파업을 하고, 2~3일에는 특근을 거부했다. 지난 5일 서범수 대표이사와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고, 6일 면담이 이뤄졌다. 면담에서 서 대표이사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하자” “15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고 지회는 설명했다.
지회는 15일까지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 등 집단행동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회 관계자는 “작업대 하나 제대로 못 놓는 현실이 안타깝다. 작업환경을 개선하라는 단순한 요구인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며 “15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회도 더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어고은 기자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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